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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정훈 교통항공국장이 말하는 제주교통의 새로운 미래

  • 이영섭 gian55@naver.com
  • 등록 2017.08.18 08:54:13

원희룡 도정이 수년간 준비한 핵심사업 중 하나인 제주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이제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개편을 결정하고, 큰 틀을 마련하고, 내외부 전문가를 통한 세부 계획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마련된 변경점에 대해 도민 설득을 진행하며 수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수많은 반대와, 찬성, 그리고 이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며 제주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준비하는 담당부서와 실무자들은 그만큼 단단해졌다.


▲ 달라지는 제주의 대중교통체계에 도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제 개편 시행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부에서는 개편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더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만큼 단단해진 담당자들은 그 작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내공을 갖게 됐다.


지난 2017년 하반기 정기인사를 통해 다시금 제주 대중교통 변혁의 키를 움켜쥐게 된 교통항공국 오정훈 국장은 개편을 얼마 앞두고 어떤 심정일까.


본지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제주교통복지신문 :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앞서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우도 내 사업용 차량 반입제한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보자. 1일자로 우도에 대여용 신규 스쿠터 등록이 중단되고, 렌터카와 전세버스 등 사업용 차량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이로 인해 우도 지역 교통난이 다소나마 해소될 것으로 보이나, 아직도 운전능력이 부족한 관광객들의 스쿠터로 해안도로 일대의 위험이 높다. 이참에 해외유명 관광지나 가파도처럼 지역주민들의  생계를 위한 자동차 외에는 모든 이륜과 사륜 차량의 통행을 금지하는 방안은 검토되지 않는가?


오정훈 국장 : 도에서는 우도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급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이번에 시행된 사업용 차량 반입제한을 1년 단위로 연장하며 자연스러운 대여용 차량 감축을 유도할 계획이다. 현재로서 전면적인 차량 통행 제한을 논하기는 이른 것 같고, 일단 이번 조치를 1년간 시행한 후 그 결과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하고 조치한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다.


▲ 비좁은 도로 위에 버스와 스쿠터, 렌터카가 한데 뒤엉켜있던 우도의 교통현실


제주교통복지신문 :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제주 도심지 내 교통체증이 얼마나 해소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도민들의 차량이 줄어든다 해도 렌트카에 대한 고민은 별도로 있어야 할 듯 하다. 이에 대한 고민은 있는가?


오정훈 국장 : 지난 2016년 12월말 기준 도내 운행차량은 약 35만대이며, 이 중 렌터카는 약 3만대로 8.6%를 차지한다. 문제는 도민차량은 출퇴근 시간에 주로 운행이 집중되지만 렌터카는 하루 종일 도로를 이동할 뿐 아니라, 특정시간에 특정장소에 집중되어 교통체증을 주변으로 전이시키기도 한다. 특히 요즘같은 성수기에는 대형렌터카 회사에서 타 지역의 차량까지 제주로 반입해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이에 도에서는 렌터카 적정대수 유지를 위한 제주특별법 6단계 제도개선을 추진했지만 반영이 어려워짐에 따라 렌터카 총량제한을 위한 '차량증가에 따른 수용능력 분석 및 총량관리 법제화 검토용역'을 통해 렌터카를 비롯 전세버스 등 모든 사업용 차량에 대한 적정대수를 산정해 관리해나갈 예정이다.


▲ 도민들의 차량감축과 함께 렌터카에 대한 총량 제한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제주교통복지신문 : 버스우선차로에 노선버스 외 전세버스와 학원차량, 승합버스, 택시 등도 진입이 허용된다. 타 지자체에서도 버스전용차로제를 실시하며 이미 경험한 일이지만 빈 택시나 승합버스가 버스전용차로를 통행하는 걸 단속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대책이 있는가?


오정훈 국장 : 지적한대로 특수한 상황에 한해 노선버스 외 일부 차량들의 우선차로 진입이 허용된다. 때문에 도에서는 연말까지 4개월간은 단속보다는 계도에 초점을 맞춰 자치경찰과 모범운전자, 관련 공무원 등을 현장에 배치해 우선차로에 대한 홍보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 후 내년부터는 자치경찰에 의한 일반적인 단속 외 버스장착형 카메라와 일반 단속 카메라 등을 총동원해 불법 행위를 단속해나간다는 방침이다.


▲ 버스우선차로 공사가 한창인 현장의 모습


제주교통복지신문 : 시내 주요 공영주차장이 유료주차장으로 전환된다. 유료로 주차를 한다는 개념에 낯선 도민들이 이를 수용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타 지자체에 비해 소득수준이 낮은 편인 제주도의 특성을 감안하면 생계를 위한 차량에 주차요금을 책정하는데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도민 설득방안은 준비되어 있는가?


오정훈 국장 : 2017년 6월말 기준 도내 자동차 등록대수가 482,865대이고 이 중 역외 세입차량을 제외하면 실제 운행 차량은 362,050대로 집계된다. 주차장의 경우 도내 346,189면이 확보되어 수치상으로는 95.6%의 수용력을 갖고 있으나, 전체 주차장의 74.5%인 258,000면이 부설주차장이기에 공영주차장의 혼잡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현재 무료운영중인 공영주차장 363개소에 대해 3년에 걸쳐 유료화로 전환한다는 계획인데, 무엇보다 불법 주차 등으로 인한 생활공간 침해 등에 대해 도민들 스스로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 주차난 해소를 위해 시외 지역에도 공영주차장 공사가 한창이다


제주교통복지신문 : 국내 관광객들이 지적하는 문제 중 하나가 해당 지역 대중교통과 제주행 비행기에서 비교적 친절한 서비스를 받다가 갑자기 제주 대중교통으로 환승했을 때 무뚝뚝함과 불친절함에서 많은 이질감을 느낀다고 지적한다. 버스운전기사에 대한 친절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뭔가 부족해보인다. 관광도시이므로 타 지자체보다 더 친절한 버스기사를 육성할 방안은 마련되고 있는가?


오정훈 국장 : 현재 도내 노선버스는 대부분 민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다른 무엇보다 수익추구를 우선시하다보니 서비스 품질 면에서 여러가지 지적을 받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에서는 버스준공영제를 통한 버스기사 처우개선 등을 유도해 서비스 품질향상을 꾀하는 한편 이번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통해 버스 267대와 운전기사 800여명을 추가 채용, 근무환경 개선과 반복적인 교육, 공정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서비스 품질 향상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 버스운전기사들을 대상으로 시행중인 교육과정


제주교통복지신문 : 제주교통체계 구축을 담당할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교통분야와 도시계획 분야 전문가 등 도외 고급인력 영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오정훈 국장 : 순환보직제가 적용되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전문가 육성은 어렵다. 이에 도에서는 교통분야에 일반 임기제로 교통전문가를 채용하는 한편 앞으로 교통분야 외에도 전문가가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일반 임기제 채용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제주교통복지신문 : 도내 건축붐이 아직도 계속되며 초등학교 주변 도로까지도 대형 공사차량이 점령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띤다. 이에 대해 단속은 이루어지고 있는가?


오정훈 국장 : 도에서는 어린이 보호구역에 대해 여러 규정과 시설물 등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한편 제주서버경찰서에서는 제주서초등학교 인근도로에 대형 건설용 차량의 진입을 제한하는 차량통행제한을 실시중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도에서는 주택가 이면도로에 대한 보행환경 및 주차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중이다.


제주교통복지신문 : 얼마 전 시행된 공항로 주변 가로수 이식의 경우 교통체증 해소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제주의 매력을 잃은 것 같아 아쉽다는 관광객들이 많다. 앞으로도 교통과 자연경관을 놓고 선택할 일이 많을 것 같다. 판단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오정훈 국장 : 청정한 자연경관은 제주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보존해 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오정훈 국장은 관광분야에서도 경력을 쌓은 관광 전문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로수가 끝나는 부분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등 도민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이고, 교통체증으로 인해 또 다른 문제유발이 예상되는 상황이면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기준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 교통과 관광, 두 가지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 때 그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제주교통복지신문 : 긴 시간 인터뷰에 감사드린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여러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집중되었던 제주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어느덧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어떤 사업이던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상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개편이 제주 교통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 지금은 반대의 목소리보다 격려와 관심이 더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물론 개편 시행 후 발견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본지를 포함한 도민 모두가 나서 따끔한 질책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제주가 갖고 있는 교통지옥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던질 가장 확실한 방법일테니까.


※ 공동취재 : 제주교통복지신문 선명애 기자,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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