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도, 호우도, 안개도 없이 평온했던 지난 일요일, 제주도민들은 낯설은 긴급재난문자를 받게 됐다.
일요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제주권역에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었기 때문이다.
제주 지역에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것은 해당 제도가 생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이날 제주의 미세먼지 수치는 평상시의 10배 수준인 400㎍/m³ 를 넘어섰다.
매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제주의 대기질 오염이 심상치 않다.
특히 올봄의 경우 굳이 데이터를 참고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가 번갈아 제주를 습격하며 심각한 대기오염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지난 토요일부터 시작된 중국발 미세먼지의 공습 속에 제주에서는 도민 1만5,197명이 참가하는 도민체전이 진행됐다.
제주와 함께 주말 대기질 오염이 심각했던 광주에서는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될 정도였지만 도민체전은 일정 변경없이 그대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도내 관계자들은 제주에서 진행되는 모든 축제와 행사의 시기를 봄이 아닌 가을로 변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로 뒤덮인 축제와 행사로 인해 도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제주의 오염된 대기에 실망한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벚꽃축제처럼 봄철이 아니면 불가능한 축제를 제외하고, 가능한 모든 축제와 행사 일정을 가을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제 제주, 특히 봄철의 제주는 더이상 청정제주라 부르기 힘든 수준의 대기오염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제주의 경우 봄철 북서풍을 타고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까지 합쳐져 유입되는 일이 잦아 육지에 비해 오염 정도가 심한 날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자체 오염물질 배출원이 거의 없는 제주의 경우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의미 없는 정책을 추진하는 대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과 도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