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환경부의 배출가스별 차량 등급제 시행 등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제주 지역에서는 여전히 디젤차가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연구원 전기차정책연구센터가 최근 발표한 '전체 등록차량 대비 전기차 등록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한달간 제주 지역에 등록된 신규 차량은 총 2,808대이며 이 중 디젤차가 1,229대로 약 4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 자료 출처 : 제주연구원 전기차정책연구센터 EV리포트 3월호 (https://www.jri.re.kr/contents/index.php?mid=0413&job=download&seq=2091&no=1&gubun=h)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디젤 차량이 약 44%, 휘발유 차량이 32%를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친환경차로 분류되는 전기차가 14%, 가스 차량이 8%, 하이브리드 차량이 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각종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는 디젤 차량과 대표적인 친환경 차량인 전기차의 등록비율이 높은 것은 제주의 지역적 특성에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도심지 외 농어촌 지역이 공존하고 있으며, 한 집에 거주하는 가족구성원의 수가 대도시에 비해 많은 제주의 특성상 SUV와 RV, 상용차 등 디젤 차량의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난 6년간 추진되어온 제주카본프리아일랜드 2030 정책으로 인해 타 지자체 대비 전기차 등록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제주 지역의 특성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 디젤차와 전기차의 공존, 디젤차가 즐비한 제주시내 아파트와 전기차로 가득찬 제주시청의 풍경
이러한 디젤차 선호 현상에 대해 한 관계자는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출가스 등급별 차량 분류와, 여기서 이어지는 등급별 운행제한 조치가 제주에서 시행되기까지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제하며, "다만 미세먼지 저감과 전기차 보급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름에 따라 디젤차에 대한 규제는 계속될 것이며, 이로 인해 중고차 가격 하락 등 재산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디젤차가 내뿜는 질소산화물도 문제지만 가솔린차에서 더 많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로 인한 대기오염도 심각하다"며, "궁극적으로 모든 내연기관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이것이 불가능한 차종에 대해서는 LPG차로 개조 및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디젤차의 천국이라 불리는 유럽의 경우 전체 차량 중 디젤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40%~70%인 국가가 즐비하다.
다만 디젤차에 대한 규제에 따라 유럽에서도 디젤차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 중 대표적 디젤차 생산국인 독일에서도 지난 3월 한달 간 34만 7,433대의 신규등록 차량 중 가솔린 차가 64%, 디젤차가 25.4%, 기타 전기차 등이 10.6%를 차지하는 등 1년새 10% 넘게 판매량이 감소한 디젤차의 하락세가 뚜렷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