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대폭 줄어드는 대신 수소전지차와 LPG차 보조금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31일, 총 7조 5,877억원 규모의 2019년도 예산 및 기금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특히 환경부에서는 매년 봄철마다 반복되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예산을 8,832억원 편성했는데, 이는 지난해 6,920억원 대비 27.6%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자동차 관련 분야 예산을 살펴보면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지원금이 올해 11만 6천대, 934억원에서 내년에는 15만대 1,207억원으로 늘어났다.
어린이승합용 경유차의 LPG전환 지원금은 올해 1,800대 45억원이던 것이 내년에는 2,272대 57억원으로 확대되며, 노후화물경유차 950대에 대해서도 19억원의 보조금이 신규로 편성됐다.
▲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감축을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진다
이처럼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인 경유차 축소를 위한 예산과 함께 전기차와 수소차의 지원금도 증가했다.
전기차 보급과 충전인프라 구축에 올해 3,523억원에서 1,050억원 증가한 4,573억원, 수소차에는 올해 186억원에서 대폭 증가한 810억원이 배정됐다.
다만 전기차 관련 전체 예산은 증가했으나 목표 보급물량이 올해 2만대에서 내년 3만3천대로 증가하며 차량 한 대당 보조금은 200~300만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각 지자체의 보조금은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올해 전기차 구입시 1,600~1,800만원 내외였던 구매보조금이 내년에는 최대 1,500만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 보조금을 제외하고 3천만원 중반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니로EV
문제는 완충 시 400km 내외 주행이 가능한 코나EV와 니로EV, 볼트EV 등 2세대 전기차의 시대가 도래하며 전기차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
쏘울EV, 아이오닉EV, SM3 Z.E. 등의 1세대 전기차가 보조금을 제외하면 2천만원 초반에서 중반대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반면, 코나EV 등은 지금도 3천만원 초반에서 중반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도 보조금이 감소할 경우 구매부담은 더 올라가 전기차 보급에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 최근 각 완성차 업체에서 쏘울EV와 SM3 Z.E. 등 200km 내외 주행이 가능한 보급형 전기차의 생산중단을 결정하고, 300~400km 주행이 가능한 신형모델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실상 전기차의 고급화가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 단종되는 쏘울EV와 SM3 Z.E.를 대신할 것으로 알려진 신형 쏘울EV(위), 조에EV(아래)
이에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의 가격을 크게 내리지 않는 한 전기차의 구매매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가 전해지자 전기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올해 안에 차량을 출고하기 위해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으나, 코나EV와 니로EV, 볼트EV 등의 경우 계약취소 물량 외에는 구매가 불가능하며, 아이오닉EV 역시 출고에 몇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쏘울EV가 사실상 계약을 받지 않고 있으며, SM3 Z.E. 역시 단종을 준비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가격대에 구매해 연료비 부담없이 거의 공짜로 운행할 수 있었던 전기차 시대가 저물어가고, 보다 빠르고 멀리 가는, 각종 옵션으로 무장한 전기차의 고급화시대가 오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