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4 (수)

  • 맑음서울 14.6℃
  • 구름조금제주 20.0℃
  • 구름조금고산 19.4℃
  • 구름많음성산 20.4℃
  • 구름많음서귀포 20.9℃
기상청 제공

경제


‘마이너스 투어피’, 쇼핑·송객수수료… ‘저가·적자 관광’ 개선 어떻게?

원희룡 제주지사는 19일 제주 관광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점, 즉 중국인 중심의 저가 단체관광과 마이너스 투어피’, 그리고 방문객 수에 중점을 둔 관광지표 관리체계 등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환경 변화에 희비가 엇갈리는 천수답 같은 제주도 관광산업계의 체질 개선과 함께 제주도정의 강력한 조치, 즉 체질 개선을 강제할 조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문제점중의 일부는 법률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정부 및 국회 등이 법률을 개정할 의지가 있어야 하고, 제주도정이 그런 의지를 갖게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문제가 반복적으로 거론되면서 부각될 때마다 이러저러한 것을 대책이라고 내놓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률 개정 시도와 제도 개선 등 노력의 흔적은 미미한 실정이라, 과연 입으로 표명한 의지가 얼마나 현실로 구현될지 아직은 의문이다.


 


투어피 및 쇼핑·송객수수료 상한선 설정, 언제 어떻게?

 

원 지사는 19일 아침 제주도정의 주간정책회의를 주재하며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도지사협의회 및 대통령과의 간담회 때 가장 역점적으로 역설을 하고 청와대의 모든 정책 경제라인에게 역설한 것이 제주를 중심으로 한 중국인 중심의 저가 단체관광, 그리고 저가일 뿐만 아니라 수수료를 역 지급하는 적자 관광을 우리가 양적인 지표와 숫자 유치에 급급해서 가게 되면 앞으로 문제가 점점 커지고, 나중에는 결국 한중관계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개선하자는 부분에 대해서, 의지와 관심에 대해서 강력히 촉구가 돼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관광국장을 중심으로 해서 관련 업계, 전문가들, 그리고 기존에 이미 마련한 안에다가 더해서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 및 정책 라인과 긴밀히 협의를 해서 이번 기회에 반드시 제도적·근본적으로 개선의 물꼬를 확실히 터서 정착화 시킬 수 있도록 역점 사업으로 강력하게 추진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 관광업계가 싸구려 관광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마이너스 투어피와 과도한 면세점 송객수수료다. ‘마이너스 투어피는 국내 여행사가 관광객으로부터 돈을 받아 관광경비에 충당하고 나머지는 이익으로 남기는 게 아니라, 관광객을 모집해 보낸 중국 여행사에 관광객 수별로 수수료인 인두세를 오히려 여행경비 이상으로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여행사는 이 마이너스를 충당하기 위해 쇼핑수수료 또는 송객수수료를 주는 곳만 골라 밀약을 맺고 단체 관광객을 안내했다.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들은 관광객들대로 수수료만큼 바가지를 썼다는 게 중론이고, 방문 관광지는 용두암·한라수목원·성산일출봉·민속자연사박물관 등 입장료가 없거나 저가인 곳에 집중됐다.




제주도정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투어피와 쇼핑·송객수수료의 상한선을 설정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지난해부터 밝혔다. 하지만 그 상한선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관광진흥법과 관세법 등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문제는 제주도정이 법률을 개정하기 위해 여태껏 얼마만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흔적은 미미하고, 그래서 언제 가능할지 미지수인 데 있다. 19일 원 지사의 의지 표명이 과연 그동안 부진했던 제도 개선 노력에 물꼬를 틀지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관광산업 호황 효과, 누구 손에?

 

여기에 더해 중국인 중심의 저가 단체관광 행태가 제주경제 전반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만만치 않다.

 

특히 지난 2015년 여름 메르스 사태나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사드 사태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급감은 이들에게 치우쳐 영업을 하던 일부 관광 관련 업체나 지역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호황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제주도정이 집계한 제주 방문 관광객 수는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683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99만여명보다 2.3%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같은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606만여명으로 지난해 550만여명보다 10%가량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127만여명에서 올해는 53만여명으로 58%가량 감소했다.

 

몇 해째 매출이 큰 폭으로 신장되던 제주시내 한 대형 마트는 지난 2015메르스 사태로 한동안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을 때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지금도 그때처럼 내국인 관광객은 증가하면서 이들의 소비는 제주도 전반으로 골고루 퍼졌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해 머무는 숙박시설, 식사하는 식당, 방문하는 관광지, 그리고 이에 따른 소비는 제주도 전체로 골고루 퍼지면서, 이들이 지출하는 돈의 상당 부분이 제주도 각지의 제주도민 손에 남아 있게 된다는 평이다.

 

반면,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존재에 따른 혜택은 중국 여행사와 면세점 등 일부에게만 집중되고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오래전부터 넘쳤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조사해 지난 3월에 발표한 관광객의 씀씀이를 보면, 2016년 기준 개별 관광객의 평균 지출 경비는 내국인이 482천원이고, 중국인은 항공권 구입비를 제외하고 1757천원이었다.

 

하지만 한은 제주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소비의 상당 부분은 제주시 연동 등 일부 지역에서만 이뤄진 데다가, 일부 지역 집중현상은 갈수록 심화됐다. 또 중국인 관광객 소비의 약 77%는 신라와 롯데 등 면세점이 차지했다. 면세점 소비를 제외하면 나머지 지출은 대략 40만원뿐이라 내국인 관광객만 못했다.

 

이와 같이 혜택은 일부 한정된 곳에 집중됐고, 또 대기업 면세점의 이익은 얼마나 제주도에 남아 제주경제에 기여하는지 의문인 데다가, 대다수 제주도민들에게는 불편을, 또 신제주 일대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다수 상인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을 조성했다.

 

원희룡 지사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제도적·근본적으로 개선의 물꼬를 확실히 터서 정착화 시킬 수 있도록 역점 사업으로 강력하게 추진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한 대로, 어떤 방책으로 얼마나 개선될지, 또 이에 맞춰 관광업계의 체질이 개선되고 재편되면서 행태가 개선될지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2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