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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연재]③ 늘어가는 전기렌트카,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 이영섭 gian55@naver.com
  • 등록 2017.12.20 10:07:47

그렇게 볼트EV를 대여해 약 일주일간 도내에서 운행을 해보았다.


전기렌터카로 제주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이 접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상황을 경험하기 위해 제주 동서남북 주요 관광지와 숙박업소 밀집지역 등을 순회하며 운행과 충전, 그리고 이에 따른 문의를 경험해보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렌터카업체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 중문해변에 설치된 집중충전소. 관광비수기인 탓에 충전기 슬롯이 거의 비어있다


충전중 히터 사용여부 등 차량 자체에 대한 문의에 대해서 렌터카 업체는 황당하게도 차량 제작사인 쉐보레 측으로 문의하도록 유도했다.


그 외 충전기와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한듯 제주EV콜센터로 연결하도록 안내가 이어졌다.


이정도면 렌터카 업체에서는 자신들이 대여한 전기차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고사하고, 고객안내를 위해 최소한의 지식 습득의 의지조차 없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 셈이다.


▲ 충전과 관련된 모든 궁금증은 결국 제주도가 운영하는 제주EV콜센터를 통해 해결해야 했다


결국 일주일 간 도내에서 약 480km의 거리를 운행하며 느낀 것은 현재 도내 렌터카 업체에 부여되고 있는 전기차 구매 관련 각종 혜택에 대해 업체들이 권리는 챙기고 의무는 등한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일주일간 약 480km를 운행하며 82.9kWh의 전력을 사용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제주에서 처음으로 전기차를 접하게 되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에게 제주여행에 대한 불쾌한 기억만 남기게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제주도가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다.


▲ 시청과 도청 등에 설치된 무료 충전기는 언제나 대기 차량으로 가득하다


렌터카 업체 스스로 전문적인 고객 응대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우선이며, 만약 그것이 불가능할 경우 렌터카 업체에 부여되고 있는 전기차 구매 관련 인센티브를 폐지하는 것도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어차피 2018년부터는 제주 지역에 배당되는 전기차 물량이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그에 반해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일반 도민의 수는 점차 증가할 것이기에 굳이 보급목표 달성을 위해 렌터카 업체의 배만 불리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다.


전기차와 관련되어 제주도가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좀 더 집중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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