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던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원희룡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에서 178,255표를 얻으며 과반 이상, 51.7%의 지지율을 기록한 원희룡 당선자에게는 당선의 기쁨보다 산적한 제주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책임이 더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가장 큰 현안은 역시 제2공항이다.
공항 입지로 선정된 성산읍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한 반대에 부딪혀 아무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원희룡 당선자는 어떤 형태로든 해답을 제시해야 하는 책임을 부여받았다.
이와 함께 오라관광단지와 제주헬스케어타운, 부영 호텔 경관사유화, 송악산유원지 등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하는 것도 원희룡 당선자의 숙제다.
이런 해묵은 문제 해결과 함께 제주의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책임도 원희룡 당선자의 몫이다.
제주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관광산업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사용액을 바탕으로 제주관광공사에서 분석한 연도별 관광산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중국인 관광객이 빠져나간 자리를 내국인 관광객이 메우며 2016년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으나, 매년 성장하던 관광시장이 처음으로 제자리 걸음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때문에 원희룡 당선자는 제주의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관광시장의 파이를 키워나가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지난 도정에서 야심차게 추진해온 카본프리 아일랜드2030 정책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검토가 필요하다.
이번 선거로 제주도가 사령탑을 잃은 동안 타 지자체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관련 산업 주도권 쟁탈에 뛰어들며 제주가 그 중심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기차 관련 산업의 메카를 자처해온 제주가 주춤하는 동안 서울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전기차 엑스포가 진행됐으며, 서울과 판교 등지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시범운영을 시작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의 집합체로, 세계 각국이 미래 핵심산업 중 하나로 꼽고 있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제주가 다시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원희룡 당선자의 책임이 막중한 상황이다.
그 외 찬반 여론이 여전히 뜨거운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재활용품 분리수거제에 대해 도민 여론을 수용한 개선책 제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제주 도민 과반수 이상이 보내준 지지는 원희룡 당선자가 추진해온 정책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가 아니라 향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재로 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타 지자체에 비해 아직 부족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도 강화되어야 한다.
급증하는 인구와 관광객으로 인한 교통사고 증가, 그리고 이로 인한 후천적 장애를 입은 도민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사회 복귀 지원은 원희룡 당선자가 풀어야 할 마지막 퍼즐의 조각일 지도 모른다.
이런 도민들의 관심 속에 원희룡 당선자는 금일 오후 2시, 당선증을 교부받으며 공식적인 도지사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