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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내 최초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충전기, 충전복지를 말하다

  • 이영섭 gian55@naver.com
  • 등록 2018.12.13 09:59:15

구매 시 지원되는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그리고 파격적인 세제혜택, 내연기관 대비 저렴한 보험료, 거기에 거의 무료나 다름 없는 연료비 부담까지.


충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댓가로 전기차 구매자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혜택은 그간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다.


제주에도 장애인의 명의로 등록된 전기차가 존재하긴 하나, 실제 장애인이 전기차를 운행하다보면 충전기 사용에 있어 커다른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단 장애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근력이 약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에게 굵고 무거운 전기차 충전기 케이블과 불편한 작동방법 등은 커다란 장벽으로 존재해왔다.


▲ 흔히 구렁이라 불리는 무겁고 긴 기존 충전기 케이블


이에 전기차 메카를 자부하는 제주도는 올해 복권기금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교통약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를 준비해왔다.


사업진행을 맡은 제주에너지공사에서는 장애인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충전기를 기획한 후 공모를 거쳐 시그넷EV를 사업자로 선정, 충전기 설계와 생산을 추진해왔다.


▲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충전기 기획 과정


그 결과 지난 12월 7일, 그 첫 번째 시제품이 제주에 설치되어 대중에게 선보일 날을 기다리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위치한 소망요양원 주차장에 설치된 충전기는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충전기'로 명칭이 최종 확정됐다.


제주에너지공사에서는 교통약자 맞춤형 충전기, 교통약자 전용 충전기 등 다양한 명칭을 놓고 고민을 했으나, 해당 충전기가 교통약자 외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맞춤형'이라는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 최종적으로 명칭을 확정하게 됐다.



▲ 제주시 구좌읍 소망요양원에 설치된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 충전기


소망요양원 주차장에 설치된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 충전기는 50kWh급으로 DC콤보와 차데모, AC3상을 모두 지원하며, 일반 신용카드 결제와 환경부 등 충전사업자 회원카드를 통해서도 요금 결제가 가능하다.


주목할 점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교통약자 등을 배려해 조작부의 위치를 대폭 낮췄으며, 케이블 무게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전기 상단에서 자동으로 케이블이 작동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 DC콤보의 경우 전동으로 작동, AC3상과 차데모는 낮은 위치에 부착해 사용성을 높였다


또한 아직 작업이 진행되지는 않았으나, 충전구역을 기존 충전기 대비 1.5배 가량 넓게 책정해 교통약자들이 공간의 부족을 느끼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제주에너지공사에서는 올해 예정된 52기의 충전기 물량을 이달말까지 설치 완료한 후 이르면 1월, 늦어도 2월부터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제주에너지공사 연구조사센터 강상현 부장과 이태원 대리 등 담당자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교통약자 전기차 충전기인만큼 기획과 설계 등의 과정에 검토와 검토를 거쳐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운영 시 미흡한 점이 있다면 내년도 사업에 이를 반영해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 제주에너지공사 연구조사센터 강상현 부장(좌), 이태원 대리(우)


제주에너지공사에서는 2019년과 2020년에도 각각 50기 내외의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충전기를 설치, 총 150기의 충전기를 제주 지역에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충전기 운영이 본격화되는 내년 초부터는 실제 교통약자들이 참여하는 모니터링과 설문조사 등을 통해 보완점을 찾아갈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도내 장애인 단체 등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초기 시제품에서 눈에 띄는 전동 케이블이 DC콤보에만 적용된 점, 전동장치 고장 시 케이블을 사용할 수 없는 점, 그리고 장애인 단체 등에서 요구한 전동 휠체어 충전을 위한 콘센트 추가 등의 아쉬운 점은 내년도에는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교통약자의 특성을 적극 반영한 급속충전기 150대가 설치될 경우 그동안 전기차 혜택에서 소외받았던 교통약자들의 전기차 구입이 보다 활성화되어 보편적인 복지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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