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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미세먼지,청정제주를 뒤덮다

  • 이영섭 gian55@naver.com
  • 등록 2017.03.30 08:00:09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점점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

전세계 최악의 대기오염도시 서울

개나리와 유채꽃, 벚꽃 등 봄을 대표하는 꽃들이 연이어 개화하고 일 평균 온도가 15도를 넘어섰건만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 봄을 온전히 즐기고 있지 못하다.


벌써 보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그 이유다. 3월 내내 미세먼지 습격을 받은 국민들은 인터넷뉴스 댓글과 카페, SNS 등을 통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이번 대선에서 미세먼지를 해결해줄 대통령을 뽑아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 3월 내내 미세먼지에 뒤덮인 서울. 남산타워 주변 시가지가 온통 뿌옇다


하지만 전망은 매우 어둡다. 현재 국내에 상륙하는 미세먼지의 70~80% 정도가 베이징 근방에 위치한 공장 등에서 생성되는 중국발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어떤 정책을 내놓는다 해도 그 영향은 고작 20~30% 내외에 불과한 상황이다.


심지어 중국의 미세먼지 공습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부쩍 심해진 이번 미세먼지 습격의 원인 중 하나로 지구 온난화가 지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조지아공대와 연세대연구진이 지난 35년간의 기상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극해빙의 감소로 인한 계절풍의 변화가 발생, 이로 인해 대기정체가 심화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런 대기정체 현상으로 인해 올해 3월 내내 국내에 중국발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렸던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중국 베이징, 인도 뉴델리 등과 함께 전세계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로 손꼽히고 있다.


▲ 전세계 최악의 대기오염도시 1,2,3위를 다투는 베이징과 뉴델리, 그리고 서울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금속과 화학물질 덩어리인 미세먼지로 인한 전세계 조기사망자수가 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흡연으로 인한 조기사망자 600만명보다 많은 수치로, 미세먼지가 건강에 얼마나 치명적인지 나타내는 척도라 할 수 있다.


제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런 대기오염은 비단 수도권 등 내륙지방의 문제만은 아니다.


제주 역시 지난 3월 20일부터 벌써 10일 연속 미세먼지 농도가 국내 기준 약간 나쁨, WHO 기준 나쁨 수준인 80 내외를 오르내리고 있다. 동기간 몇차례 약한 비가 내리는 날에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으나, 그 외는 계속 하늘이 뿌연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 29일에는 안개마저 짙게 껴 건강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안개에 미세먼지 입자가 달라붙어 호흡기로 직접 침투하기 때문이다.


▲ 29일 대기오염도. 좌측 중국에서 생성된 짙은 오염물질이 제주로 밀려오고 있다


이 문제를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먼저 이번 사태의 주범인 중국은 층간소음 가해자와 비슷한 마인드를 갖고 있음이 확인됐다. 자신들로 인해 이웃이 피해를 입는 것에 대해 미안함은 커녕 별다른 관심도 없어 보이는 상황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사드 사태로 인해 양국간 사이가 더욱 악화, 외교적으로 협조를 구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탐내하는 토양, 수질 관리 기술 등을 지원해주는 댓가로 중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이를 추진해야 할 국내의 컨트롤타워가 없다. 갈수록 첩첩산중이다.


'중국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유일한 희망은 중국 물가상승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공장 폐쇄 및 이전' 밖에 없다는 푸념이 그저 농담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그렇다. 최근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중국내 인건비로 인해 공장들이 인도 등 중국외부로 이전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기도 하다.


▲ 제주 동부 오름지대가 온통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오염물질 감축과 친환경에너지 보급에 더욱 힘을 쏟아야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 대해 제주도정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중국에서 밀려드는 미세먼지를 직접 해결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제주도 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최소화하는 정책이 그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


실제 제주도내에서도 차량통행량이 많고 공장이 밀집해있는 시가지와 화북지역 등의 경우 중산간이나 서귀포 등지에 비해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20 이상 높다. 분명 도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 지는 이미 수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 있다. 내연기관 차량, 특히 노후된 디젤차량에 대한 강력한 감축방안과 전기차로의 전환, 도내 화력발전소의 감축, 레미콘, 아스팔트 공장 등의 감축, 무분별한 개발행위 금지 등 오염물질을 발생시키는 모든 요소를 제한하고, 그대신 전기차와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는 정책에 더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이권을 지키기 위한 세력들, 그리고 무조건적인 정책 반대론자들의 목소리를 이겨낼 힘이 필요하다. 이제 제주를 비롯한 국내의 대기오염문제는 옛것과 옛방식을 무조건 지키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둥뿌리부터 다시 세우는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 제주도정이 추진중인 대표적 친환경정책들


내륙지방의 극심한 미세먼지를 피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제주도 역시 미세먼지 심한 건 똑같네'라는 푸념을 내뱉고 있다. 이런 식이면 제주보다는 비슷한 환경을 갖추면서도 상대적으로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는 오키나와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국내외 관광객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공기오염으로 청정제주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더 망가지기 전에 도정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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