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제주도 교통정책의 대대적인 변화에 따라 도민 사회와 관광사업에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지난 2월 28일, 국회를 통과한 '도지사의 자동차 운행제한 권한'과 '렌터카 수급조절 권한 이양'에 따라 법안이 효력을 발휘하는 9월부터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먼저 법적용을 놓고 설왕설래하던 대중교통 우선차로제에 대한 단속이 실시된다.
그동안 도내에서는 "도지사에게 특정차량의 운행을 제한하고 이를 단속할 권한이 있는가"에 대한 논쟁이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도지사에게 관련 권한을 이양하는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효력을 발휘하는 9월부터 제주도는 대중교통 우선차로제에 대한 본격적인 단속을 실시한다는 확고한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도민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겪고 있는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달 정기적으로 제주를 찾고 있는 한 관광객은 "도로 표지판에 표기된 대중교통 우선차로제 단속 안내를 보고 최대한 조심하면서 운행을 했으나 몇 차례 이를 어긴 적이 있다'며, "하지만 한 번도 과태료가 부과된 적이 없어 관련 뉴스를 검색해보니 단속은 하고 있다고 하고, 지켜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도민들도 마찬가지다.
지역방송 등을 통해 매일 홍보되고 있는 대중교통 우선차로제 단속 정보에 따라 불편을 감수하고 이를 지켜왔으나 막상 이를 어긴 차량에 대해 과태료가 단 한 번도 부과되지 않았다는데 대부분의 도민들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월부터는 도내 렌터카에 대한 감차 정책도 실시된다.
현재 32,000대 수준인 렌터카를 7,000여대 정도 감축해 25,000대 선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제주도의 계획이다.
하지만 시행을 6개월여 앞둔 지금도 과연 그것이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도민 사이에 팽배해있다.
실제 제주도에서는 올해 전기차 보급 물량 상당수를 렌터카 업체에 배정하는 등 오히려 렌터카가 증가할 요소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강력한 의지를 담은 렌터카 감축안이 실행될 경우 관련 업계의 타격도 불가피하지만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 역시 렌터카 감축으로 인한 요금인상과 이용불편 등을 함께 감내해야 한다.
이에 벌써부터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갈수록 비싸지는 제주 관광비용에 렌터카 비용까지 상승할 경우 발길을 해외로 돌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가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게스트하우스 살인 사건으로 인해 가뜩이나 관광업계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에 렌터카 감축은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9월부터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장소에 일반 차량이 주차하거나 충전을 끝마친 전기차가 장시간 주차해 있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는 제주에 국한된 규제가 아닌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규제인 만큼 피해갈 길은 없다.
문제는 제주의 경우 전체 주차면수 대비 전기차 충전기 설치 대수가 전국 지자체 중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관광지와 공공시설, 일반 주택 등에 널리 설치된 충전기 숫자는 곧 과태료 부과로 인한 분쟁과 후유증이 얼마나 커질 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
도민들뿐만 아니다.
현재 전기차를 렌트하는 관광객들 대부분이 관광지 충전기에 차량을 연결한 채 그대로 관광을 떠나 충전이 끝난 후에도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9월부터는 이렇게 충전이 완료된 전기차가 충전구역에 그대로 주차해있을 경우에도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인 만큼 관광객들 역시 상당한 혼란과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올해 9월 찾아오는 제주 교통의 패러다임 변화에 도민과 관광객들이 얼마나 적응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