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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불법과 합법 사이, 제주 한달살기 열풍 사그러드나

아파트와 빌라, 다가구 주택 등 일반주택을 이용해 숙박업 신고를 하지 않고 불법 영업을 한 주택 소유주 28명이 제주도자치경찰단의 단속에 적발되어 조사중이다.


이는 단순히 불법 숙박업에 대한 적발의 의미보다는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제주 한달살이 열풍과 건축붐에서 시작된 단기임대 열풍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 지난 9월 불법숙박영업행위로 적발된 제주시내 한 주택


이처럼 주택을 이용한 불법 숙박업이 기승을 부리게 된 것은 제주 한달살이 바람이 시작된 2012년경부터다.


퇴직과 휴학, 졸업 등으로 잠시 여유가 생긴 도시인, 문화 예술에 종사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단기간이 아닌 한달 이상 제주에 머물러 휴식을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생기며 이들을 대상으로 주택을 단기 임대하는 문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초창기 주택 밖거리 등 여유 공간을 이용한 월 단위 임대로 시작된 단기임대 문화는 이후 육지인들과 도내 투자자들이 합세한 세컨드하우스를 이용한 월 단위 임대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 잠시 도시를 떠나 가족과 함께 하는 제주에서의 한달은 도시인들의 로망으로 떠올랐다


이처럼 한달살이만을 목적으로 한 주택들이 속속 등장하자 숙박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불만이 터져나왔다.


한달살이 단기임대 주택이 없었다면 고스란히 호텔과 펜션, 콘도 등으로 흡수되었을 고객을 빼앗겼다는 판단때문인데, 이로 인해 아예 한달단위로 숙박을 할 경우 숙박료를 대폭 할인해주는 숙박업소가 등장할 정도로 한달살이 단기임대는 제주 숙박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숙박업이 단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숙박업소와 중장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 임대업자 및 민박업자, 일부 숙박업자로 재편되고 제주 한달살이를 주제로 한 TV프로그램이 연이어 방송되며 제주 관광을 대표하는 상품 중 하나로 떠오르자 제주도정도 이를 거들고 나서기 시작했다.


제주도 및 관광공사에서는 앞다퉈 제주한달살이에 대한 홍보에 나서는 한편 원희룡 도지사 역시 에어비엔비 대표와의 만남 등을 통해 제주 관광에서 공유숙박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도록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한달살기를 전문으로 영업하는 숙박업소들도 속속 등장했다


이처럼 한달살이를 전문으로 하는 단기 임대업의 등장과 기존 숙박업자 중 한달 단위 상품을 개발하는 일부 숙박업자의 상품개발로 마무리되는가 싶었던 국면은 단기 임대업자들의 무리한 욕심으로 다시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한달 단위로 임대를 하던 이들 임대업자들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임대 기간이 비어있는 사이, 일명 짜투리 기간을 이용한 영업에 나선 것이다.


예를 들어 전 임차인이 퇴실하고 후 임차인이 입실 하기 전 몇일의 공실이 발생할 경우 해당 기간 일박당 3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의 숙박료를 받는 행위가 그것인데, 최근에는 아예 온라인 오픈마켓 등을 이용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케이스가 발생하기도 했다.


▲ 제주 건축바람을 타고 지어진 수많은 공동주택들이 이런 단기임대와 숙박업에 이용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없음)


이렇게 한달살이 단기임대업자들이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숙박업에까지 손을 뻗치자 그 부작용이 속속 드러났다.


숙박영업신고를 하지 않은데서 발생하는 위생과 안전 등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고객이 어떤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대금 결제와 환불 등에 대한 규정도 명확하지 않음에 따라 관련 분쟁건수도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 제주 한달살이 열풍은 일부 초등학교에 대한 무분별한 방문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낫기도 했다


불법숙박영업행위로 인한 부작용이 커지자 마침내 제주도가 칼을 빼들었다.


자치경찰단을 중심으로 단속을 강화한 결과 최근에만 해도 지난 7월 서귀포시 아파트를 이용한 불법숙박행위 5건을 적발했으며, 9월 26일에는 같은 혐의로 28명이 적발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적발된 이들은 대부분 쿠팡이나 인스타그램, 에어비엔비 등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주택을 이용한 불법숙박영업행위를 해왔으며, 그 중 일부는 하나의 주택을 여럿으로 나누는, 일명 쪼개기 수법까지 이용해 이익을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이 관련 조례나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숙박영업신고 없이 일반 주택을 이용한 숙박영업행위는 모두 불법인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다만 한가지 도정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은 불법과 합법의 기준을 명확히해야한다는 것이다.


실제 단속 규정과 관련해 제주도자치경찰단 관계자는 "한달 단위로 임대를 하며 임대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는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전제하면서도, 보름 단위 임대, 일주일 단위 임대는 불법이냐는 질문에 "꼭 임대기간이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남겼다.


또한 "생활용품과 집기 등을 모두 갖춘 숙박업 형태의 시설을 이용할 경우 단속 대상"이라고 밝혔지만 일반 임대의 경우에도 이를 모두 갖춘 일명 풀옵션 임대물품이 일반적인 것을 감안하면 이 역시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다.


이에 따라 한달살이 단기임대를 전문으로 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단속에 대한 기준과 규정 등을 공유하며 임대 계약서 작성의무화 등 자정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단기 임대와 임대 사이 짜투리 기간을 이용한 영업 등에 대해서는 뾰족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제주도정에서는 규정을 알지 못해 일반 도민이 범법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또한 불법 숙박영업으로 정상적인 숙박업소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단기 임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가장 현실적인 것은 한달살이 임대업을 하려는 이들에게 임대업자 등록의무화, 임대계약서 작성 의무화 등을 규정하고 임대업으로 인정되는 임대기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공표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 공동주택에서 행해지는 단기임대 및 숙박업은 입주민들 간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한편 제주도자치경찰단에서는 이번 단속에서 제외된 단기임대 관련 인터넷 카페 등을 대상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 숙박영업행위를 적발해나가겠다고 밝혀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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