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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아이 교육을 위해 제주로 이주하는 사람들

  • 이영섭 gian55@naver.com
  • 등록 2016.12.29 15:00:27

2017년, 제주 혁신학교 / i-좋은학교 지정 및 운영 현황

육지인들의 제주 이주 열풍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요소가 바로 교육이다.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삭막한 도시가 아닌 한적한 시골학교에서 보내게 하고 싶다는 소망, 그 작은 소망에서 시작된 교육 이주 열풍에 더욱 불을 붙인 건 제주형 자율학교(i-좋은학교)의 커리큘럼이 서울의 그것에 비해서도 뛰어나다는 학부모들 사이의 입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이주민들에게 인기를 얻은 곳을 꼽으라면 대흘 초등학교를 들 수 있다. 현재는 지정 및 운영기간이 만료됐지만 초창기 자율학교로 출발하여 쌓아 올린 커리큘럼과 교직원들의 노하우 등을 인정받아 아직까지도 이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평범한 중산간 마을에 교육 이주민이 몰리자 학교 주변으로 크고 작은 전원주택과 타운하우스 단지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개혁에서 시작한 작은 시도가 중산간 마을의 활성화와 인구증가라는 긍정적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 제주형 자율학교 1기로 운영된 대흘 초등학교의 전경


▲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 이곳 저곳에 지어지고 있는 타운하우스들


대흘 초등학교뿐 아니라, 제주형 자율학교에 재학중인 아이를 둔 학부모들 대부분 교육의 질에 대해 높은 만족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4기 제주형 자율학교 중 한 곳에 아이를 입학시킨 학부모 A씨의 이야기다.


“큰 아이랑 둘째 아이는 서울에서 사립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학비가 웬만한 대학 등록금과 비슷한 곳이었어요. 학비도 학비지만 아이들이 교과과정을 따라가기 너무 힘들어해서 저도 같이 힘들었죠. 제주로 이주한 후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셋째 아이는 평범하게 키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냥 집 앞에 있는 공립 학교에 보내게 되었죠.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서울에서 그 비싼 학비를 내고 사립 초등학교를 다녔던 첫째, 둘째 아이와 집 앞 공립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셋째 아이가 누리는 교육의 질이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아요.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특성화 교육의 효과도 높은 것 같고, 월 비용이 몇 만원에 불과한 방과후 수업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셋째 아이가 더 혜택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정말 만족합니다.”


i-좋은학교로 운영중인 봉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캠핑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육지인들에게 제주 교육이주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제주형 자율학교는 현재 신규 지정이 중단된 채 기존에 지정된 학교만을 대상으로 연장 신청을 받아 2019년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그렇게 막을 내리는 1기 제주형 자율학교의 빈자리는 다혼디배움학교(다함께배우는학교)로 명칭 된 2기 제주형 혁신학교가 대신하고 있다.


자율학교에서 혁신학교로 명칭이 바뀌며 그 성격도 조금 변했다. 자율학교가 특성화 교육, 외국어 교육, 체험 활동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는데 주력했다면, 혁신학교는 기존 교과과정을 좀 더 보완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다.


다혼디배움학교는 그 이름 그대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 등의 교육 3주체가 함께 성장하는 학교를 뜻한다. 한 예로 다혼디배움학교에 지정된 후 업무 전담팀을 새로 꾸리게 된 학교에서는 기존 교사들이 직접 처리해야 했던 교육과정 외 행정업무를 담당 팀에서 전담하고 있다. 이렇게 잔 업무에서 해방되며 얻게 된 교사들의 여유 시간은 고스란히 교과과정 수립과 상호 토론 등 교육을 위해 재투자된다. 학생과 교사,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그 외 혁신학교에서는 교과과정에 대한 사전 논의와 사후 토론 등 교사와 학생 스스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단순히 정규 과정과 예체능 수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정도에서 만족하지 않고 문화예술 중심의 방과후 학교 운영, 마을과 연계한 농사체험 등 기존 학교에서는 시도하기 힘든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제주 부동산의 급격한 상승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일자리 문제 등으로 제주 이주민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도정에서는 2017년 이후에도 인구 유입세가 지속될 것을 기대하며 관련 정책을 손질하는중이다. 집값과 임대료, 일자리 창출 등의 문제가 결코 단시간 안에 해결될 수 없는 것임을 감안하면 제주로의 인구 유입방안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그 해답이 제주형 혁신학교에 있는 것은 아닐까. 제주의 자연이 주는 무형의 혜택을 바탕으로 차별화되고 심화된 교과과정 마련, 숙련된 교직원 양성,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육지와 차별화되는 이상적인 학교의 모습을 그려낼 때 비로서 제주로의 교육이주를 고민하는 육지인들에게 결단의 계기를 심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다혼디배움학교 / i-좋은학교 운영현황(2016년 12월 기준)

구분

2017 지정

(ᄒᆞᆫ디배움학교)

2016 지정

(ᄒᆞᆫ디배움학교)

2015 지정

(ᄒᆞᆫ디배움학교)

기간연장

(i-좋은학교)

비고

지정

기간

2017.03.01.

~

2019.02.28.

2016.03.01.

~

2018.02.28

2015.03.01.

~

2019.02.28

~

2019.02.28.

초등

학교

구엄초,귀덕초,금악초

대정초,풍천초,흥산초(6)

광양초, 덕수초(2)

납읍초, 애월초

수산초, 종달초(4)

사계초,수원초,안덕초, 재릉초

어도초, 하도초,봉개초,도순초

평대초,남원초.성읍초(11)

23

중학교

대정중,오름중,애월중

제주동중(4)

세화중(1)

조천중, 효돈중,

귀일중, 표선중(4)

9

고등

학교

대정고(1)

제주중앙고(1)

2

통합교

저청초중교(1)

무릉초중교(1)

2

11

5

5

15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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