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복지신문 김현석 기자] 경기 둔화에 따른 정부 국세 감소 등으로 세입 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보다 건전하고 효율적인 재정 운용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5일 오전 8시 제주도청 본관 4층 탐라홀에서 ‘열악한 재정운영 여건을 극복하기 위한 중장기 재정 운용방향’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국세 감소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어려워지고, 부동산세제 개편에 따라 지방세수의 감소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중앙정부의 긴축과 건전재정 기조가 지자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밖에 없다. 세입에 맞게 지출 규모를 편성해야 하는 지자체 입장에서 재정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대응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이번 강연이 이뤄졌다.
강연은 나라살림연구소 정창수 소장이 맡았다. 정창수 소장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정창수 소장은 “올해 국세 감소에 따라 보통교부세가 10.6조 원, 지방세입도 7.7조 원 감소하는 등 전국적으로 지방재정이 최소 18조 원 이상 감소할 전망”이라며 “지자체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현재의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창수 소장은 “지출 구조조정은 일괄적으로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지키며, 무엇을 늘릴 것인지 총괄 기획능력을 발휘해야 한다”이라며 “특히 무엇을 줄일 것인지에 대해 각 부서의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특히 재정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중앙정부를 적극 활용하고, 세입과 세출예산 측면에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정과제의 조속한 이행, 지방교부세율 법정률 인상, 지방세 신세원 발굴 등 재정분권을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과 함께 체납 관리 강화, 공공시설물의 효율적 운영, 대규모 투자사업의 시기 조정, 특별회계 기금의 통폐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따는 것이 능사’라는 입장에서 벗어나 국비 사업의 선택적 확보가 중요하며, 제주도는 무엇보다 지방보조금이 세출의 10% 차지해 타 광역자치단체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이는 만큼 지방보조사업 평가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오영훈 지사는 강연 후 “예산 편성과정에서도 논의가 중요하다”며 “전 부서가 함께 공유해야 할 일은 현안회의를 통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는데 각 실국별에서도 유사한 회의체를 가동해 현안에 대한 기조와 방향을 일상적으로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이어 “지출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도 몇 퍼센트 정률적으로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일을 추진할 수 있도록 혁신하면서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도는 이달 중 2024년도 예산안을 확정하고, 11월 3일 제주도의회 제422회 제2차 정례회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