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부동산 매매가는 2년여의 폭등세를 접고 보합세로 접어들었으나, 가계대출은 폭증을 멈출 줄 모르고 있다.
22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12조 292억원으로 2월보다 2,43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1년간 제주지역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37.8%로 전국 평균 11.1%를 크게 상회했고, 올해 3월중 월간 증가율도 2.1%로 전국 평균 0.5%를 크게 상회했다.
제주지역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2015년 이후 전국 어느 지역보다 높은 연 30~40% 수준의 폭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 잔액은 2013년 말 5조 3천억여 원에서 2014년 말에는 6조 2천억여 원으로 1년간 약 9천억원, 월평균으로는 약 75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그 이후 2015년 1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2년 3개월 동안 약 5조 8천억 증가했다. 월평균 2,148억원으로 전례 없는 폭증세다.
이렇다보니 소득보다 가계대출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2015년 2/4분기 이후 가계대출 잔액이 차주의 연간 소득을 상회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말 기준 제주지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약 130%로 전국 평균 약 113%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가처분 소득은 개인소득에서 세금과 이자 지급 등을 비롯한 비소비 지출을 제외하고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한은 제주에서는 “제주지역의 가계부채는 여타 지역과 달리 2015년 이후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그 규모가 경제규모 및 소득수준에 비해 매우 크고, 만기 5년 미만 및 일시상환대출에 집중되어 있어 지역 금융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