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복지신문 김현석 기자] 제주4・3평화재단이 개최한 ‘국내외 대학생 4・3평화캠프’가 지난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한국·영국·독일·일본·리비아 등 13개국 대학생 52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캠프 프로그램은 △특강 '제주4・3의 항쟁과 학살은 무엇인가'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참배 및 기념관 관람 △4・3유적지 기행(‘빼앗긴 마을’ 무등이왓, 송악산 진지동굴, 섯알오름 학살터, 알뜨르 비행장) 등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4・3평화기념관과 유적지를 보면서 4・3역사를 깊이 있게 살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녁식사 후에는 조별 과제로 주어진 ‘4・3 세대전승과 세계화의 의미를 담은 슬로건 만들기’와 ‘4・3의 전국화·세계화를 위한 홍보 방안’등을 청년들의 시각으로 탐색하며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에 가려진 4・3의 역사를 마주한 참가자들은 캠프 마지막 날인 19일 조별 발표를 통해 다양한 소감과 의견을 나눴다.
학생들은 4・3의 전국화·세계화를 위한 한글과 영어 슬로건으로 △‘기억해야 할 과거, 행동해야 할 오늘, 바꿔가야 할 미래. 4월 3일을 기억해요’(PEACE and RIGHT run on JEJU-Peace, human rights and we make the future together) △‘동백꽃은 살아있다, 동백꽃은 진실 속에 있다’(Camellia is alive, Camellia consist real) △‘제주4・3의 메아리: 침묵을 깨는 목소리, 평화의 길’(Echoes of jeju 4・3: Voices Unsilenced, Paths to Peace) △‘제주4・3의 멈춘 역사, 다시 흐르는 평화의 길’(Don’t repeat 4・3, move towards peace) △‘기억을 넘어서는 평화, 기억을 초월한 평화’(Peace beyond Memory)를 정했다.
한편 4・3 홍보방안으로 △관광객 유입이 많은 공항 등에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SNS 또는 팝업 홍보 △4・3을 상징하는(예: 동백꽃) 심볼을 활용한 굿즈 제작 △4‧3콘서트 또는 마라톤 등을 통한 대중 홍보 등을 제시했다.
캐나다 요크대학교 사학과에 재학 중인 영국 국적의 제임스 휴 레드베터(James Hugh Leadbeter) 학생은 “4・3의 역사를 배우며 과거 미국의 과오를 알게 되어 충격을 받았다.”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과거 제주4・3 역사에 대해 사과했듯이 미국의 사과와 책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재학 중인 대만 국적 홍가령(洪嘉翎) 학생은 “진실이 없으면 정의가 있을 수 없으며, 정의가 없으면 자유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며 “제주4・3과 대만2・28 역시 사회의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용기와 포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경사범대학교 교육학과에 재학 중인 심은혜 학생은 “4・3역사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고, 그들의 희생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북경으로 돌아가서도 나와 같은 재외동포들에게 한국과 제주4・3의 역사를 알리는 데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종민 이사장은 폐회 전 인사말을 통해 “4・3은 매우 참혹한 사건인데 제주도민들은 줄기찬 진상규명운동을 벌여 대통령의 사과와 보상을 받아냈고, 지금은 불법재판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판결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아픈 과거사를 갖고 있는 남미, 아프리카, 스페인 등의 과거사 해결과정과 비교해 볼 때 의미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사건 당시 아버지와 장성한 형과 오빠를 잃은 10살 안팎의 어린이들이 좌절하지 않고 끝끝내 살아남아 자식 낳고 손자와 손녀 등 후손을 남김으로써 이토록 아름다운 제주공동체를 복원해 냈다. 이러한 제주도의 힘과 에너지를 느끼고,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면 4・3은 물론 4・3 진상규명사에 대해서도 널리 알려달라.”고 말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6월 말부터 ‘4・3 세대전승과 세계화를 위한 포부 및 활동 계획’등을 담은 참가신청서를 영어로 작성해 응모했고 서류심사를 거쳐 선발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세대전승과 세계화를 위해 매년 캠프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