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커피전문점에 들렀을 때 일이다. 10여 명의 사람이 포장 음료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 분이 텀블러를 내밀며 커피를 주문했다. 그곳에 있던 사람 중 텀블러를 가지고 온 사람은 유일했다. 오래전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사용하자는 운동이 있었지만 나 또한 실천하기가 쉽지 않았다.
식사 후 커피가 일상이 되고, 배달 음식과 소규모 구매가 증가하면서 1회용품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일회용품 플라스틱 폐기물의 빠른 증가는 막대한 처리비용을 발생시키고, 미세플라스틱의 원천이 되어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1월 24일부터 1회용품 사용규제를 확대 시행했다. 기존에 사용규제 대상으로 지정한 18개 품목에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 우산 비닐 4개 품목을 추가했다. 카페, 음식점, 제과점과 같은 식품접객업소에서는 매장 내에서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및 젓는 막대를 사용할 수 없고, 편의점·슈퍼마켓 등에서 유료로 사용했던 일회용 봉투와 쇼핑백도 사용이 금지됐다.
앞서 1회용품 사용 제한 제도는 1994년부터 시행됐다. 당시에는 일회용으로 제작된 컵, 접시, 용기 등의 사용 제한을 권고하는 수준이었다. 90년대 초반 신해철, 이승환, 서태지와 아이들 등 유명 가수들이 대거 참여한 환경보전 콘서트 ‘내일은 늦으리’가 환경보호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기 시작한 무렵이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났지만, 빠르고 간편함으로 무장한 일회용품은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었다.
이미 우리는 여러 미디어와 교육 등을 통해 일회용품 사용의 심각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다시 한번 더 실천해보자. 싱크대 한쪽에서 잠자고 있는 각종 홍보 물품으로 받은 장바구니와 텀블러를 맘껏 이용해보자.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습관이 되면 쉬워지고, 환경을 지킨다는 자긍심도 갖게 될 것이다.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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