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1부의 제목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이고 2부는 영화제목과 같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이다. 1부에서 영화감독 함춘수(정재영)는 수원에 갔다가 화가 윤희정(김민희)를 만나 애정 관계로 발전하려다 유부남임을 들켜 관계가 끝난다. 2부는 1부의 일종의 평행세계이다. 같은 장소, 같은 배우, 모든 것들이 같은 상황에서 전개되고 같은 결말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차이는 춘수가 희정에게 했던 말이다. 1부와 달리 춘수는 유부남임을 밝히고 그럼에도 윤희정과 연애 관계로 발전한다. 영화가 표현하고자 한 의도가 별개로, 제목과 달리 사실만을 보자면 그때도, 지금도 틀리다. 둘 다 부정한 행동이다. 잘못된 사실을 그럴듯한 언어와 논리로 포장한다고 해도 ‘틀렸다’는 본질이 변하지는 않는다. 다만 합리화되고 미화될 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원칙을 버리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돌변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그때마다 그럴 수밖에 없는 논리와 말이 따른다. 물론 시대가 변하면 가치관이나 시대정신이 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모든 도시는 문화로 특별하다”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2022 문화도시박람회&국제컨퍼런스’의 주제다. 전국 18개 문화도시의 특색있는 문화와 성과를 공유하는 취지에 너무도 적합한 주제라 생각한다. 서귀포시는 제1차 법정문화도시다. ‘105개 마을이 가꾸는 노지문화 서귀포’라는 비전으로 시작해 올해 3년차를 맞았고 최우수 성과평가를 받았다. 생활문화플랫폼 등 문화공유공간조성, 창의문화캠퍼스 등 전문인력 배출, 휴먼라이브러리 등 노지문화 발굴과 기록, 시민 거버넌스 구축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 그러면 문화란 도대체 무엇일까? 문화의 정의는 문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수만큼이나 많다고 한다. 서양에서 문화(culture)라는 말은 경작이나 재배 등을 뜻하는 라틴어(cultus)에서 유래했다. 표준국어사전에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양식이나 생활 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정의되었다. 결국 사람이 만든 것이다. 모든 사람이 존중받을 권리가 있는 것처럼 그들이 만든 문화도
가을은 흔히들 결실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문화로 풍성한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 가을은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벗어나 만3년 만에 개최되는 다채롭고 풍성한 문화예술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개최되고 영화관, 공연장 등 문화시설도 정상화되어 그동안 억눌렸던 시민들의 문화 향유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시민 누구나 누려야할 문화향유권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문화소외계층의 문화예술·여행·체육 활동을 지원하는 통합 문화이용권인 문화누리카드를 지원하고 있다. 문화누리카드는 만 6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족의 문화예술·여행·체육 활동을 지원한다. 그동안 지원 대상 일부에게 선착순으로 지원됐지만 올해부터는 지원 대상 전원으로 확대되었고 최근 물가 상승으로 어려운 취약계층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원금을 연간 10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인상했다. 전국 2만 5천여 개의 문화예술·여행·체육 분야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고 영화 관람료 2,500원 할인, 도서 구매 시 10% 할인, 스포츠 관람료 40% 할인, 공연·전시 관람료와 악기, 숙박료와 놀이공원 입장권, 체육시설 이용료 및 스포츠용품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함께 제공한다. 문
우리 말에 ‘다르다’와 ‘틀리다’가 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이 두 단어를 같은 말로 사용하고 있다. 대화할 때 어떤 사람이나 사물의 차이를 ‘틀리다’라고 자주 혼동하여 쓰게 된다. ‘요즘 애들은 사고방식이 우리와 너무 틀려’, ‘팀장님과 나는 이 민원에 대한 입장이 틀려’등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는 것을 뜻한다.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럼에도 무의식적으로 다르다를 틀리다로 표현하고 있다. 나 또한 최대한 ’틀리다‘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순식간에 입에서 튀어나오곤 한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언어가 의식을 반영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다르다’와 ‘틀리다’의 혼용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나와 ’다른 것‘을 불편해하고 쉽게 받아들이지 못해 ‘틀린 것’으로 배척하고 있지는 않은지 곱씹어 볼 일이다. 차이와 다름이 틀림이라는 부정적 언어에 갇히게 되면 모든 것을 옳거나 그른 것의 범주로 규정하려 한다. 이는 편견과 차별, 갈등과 소외의 문제로 이어진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인정해야 하는 많은 다름이 있다. 남자와 여자, 노인과 젊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