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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그때도 틀리고 지금도 틀리다

김계숙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1부의 제목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이고 2부는 영화제목과 같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이다. 1부에서 영화감독 함춘수(정재영)는 수원에 갔다가 화가 윤희정(김민희)를 만나 애정 관계로 발전하려다 유부남임을 들켜 관계가 끝난다. 2부는 1부의 일종의 평행세계이다. 같은 장소, 같은 배우, 모든 것들이 같은 상황에서 전개되고 같은 결말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차이는 춘수가 희정에게 했던 말이다. 1부와 달리 춘수는 유부남임을 밝히고 그럼에도 윤희정과 연애 관계로 발전한다.

 

영화가 표현하고자 한 의도가 별개로, 제목과 달리 사실만을 보자면 그때도, 지금도 틀리다. 둘 다 부정한 행동이다. 잘못된 사실을 그럴듯한 언어와 논리로 포장한다고 해도 ‘틀렸다’는 본질이 변하지는 않는다. 다만 합리화되고 미화될 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원칙을 버리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돌변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그때마다 그럴 수밖에 없는 논리와 말이 따른다. 물론 시대가 변하면 가치관이나 시대정신이 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고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 공무원의 존재 이유는 국민을 위함에 있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공무원이라면 국민에 대해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 그렇다. 공무원은 청렴결백하고 친절해야 한다는 것이 또한 그렇다.

 

‘권세와 명예, 부귀영화를 가까이하지 않는 이도 청렴결백하지만 가까이하면서도 물들지 않는 사람이 더욱 고결한 사람이다. 권모술수를 모르는 이도 뛰어나지만, 쓸 줄 알면서도 쓰지 않는 사람이 더욱 뛰어난 사람이다.’

 

어느덧 저무는 2022년의 끝자락에서 너무 인상 깊어 자주 인용하였던 영화제목을 떠올리며 고전(古典) ‘채근담’의 한 구절을 다시 되뇌어본다.

 

 

제주교통복지신문, TW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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