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4․3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이 명시된 제주4․3특별법이 개정되었다. 4․3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가족을 잃은 아픔을 명치 깊숙이 담아 견뎌야 했던 유족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 줄 국가 보상의 길이 열린 것이다. 이념 간 갈등이 컸던 격변의 한국 현대사 속에 제주4․3은 도민의 삶 속에 가장 큰 상처를 남긴 사건이며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 회복과 완전한 해결을 위해선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역사의 어느 구간에선 4․3의 진실을 왜곡할 뿐 아픔을 극복하고 함께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행정은 물론 사회 곳곳에서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한편 4․3의 정명을 세우고 완전한 해결로 가기 위한 노력을 함께하고 있다. 최근 서귀포시에서는 각종 4․3과 관련한 사업을 담은 “제주4․3사건 희생자 보상 및 유족 지원 사업 안내 책자”를 제작하여 배포하였다. 주요 내용으로는 2025년 5월까지 진행될 희생자 보상금 신청 절차와 2023년 상반기에 실시될 제8차 희생자․유족 추가신고, 4․3희생자의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및 실종선고 청구 절차 및 가족관계 불일치 사례 신고사항 등을 담았다. 또한, 온라인 발급으로
경건하지만 요란하게 제74주년 4·3추념식이 끝났다. 여기저기 언론마다 특집으로 제주4·3사건을 다루고, 많은 곳에서 4·3과 관련한 행사를 진행했다. 4월이 지나 동백꽃이 다 지고 나면 사람들 기억 속에서도 4·3은 잠시 잊혀질지 모른다. 하지만 봄이 가고 여름이 지나, 1년이 가고 10년, 70년이 가도 그 아픈 과거가 잊혀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KBS 특집 휴먼다큐“숙자”에 나오신 숙자 할머니처럼 말이다. 이 다큐는 1948년 무렵 제주4·3사건으로 아버지가 육지 형무소에 끌려가시고, 온 가족이 갖은 고초를 겪으며 살아야 했던 숙자 할머니의 아버지 찾기 이야기다. 할머니는 1940년생이지만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아버지 호적에 입적이 되지 않은 채로 해방을 맞았고, 토벌대들의 무차별적 폭압 아래 하릴없이 아버지가 잡혀가 소식이 끊겼으니, 남은 가족들의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할머니는 우도에 사는 친적집에 수양딸로 입적이 되었고 결혼하면서 조천읍 신촌리에서 터전을 이루셨다고 한다. 그리고 장성한 손녀딸과 함께 아버지를 찾기 위한 여정을 나서신다. 다행이라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제주4·3평화재단 행방불명자 묘역에서 아버지 이름 석자를 찾고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