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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누구를 위한 음식인가?

정찬우 서귀포시 노인장애인과

요즘 산에 오르다 보면 여기저기서 소음이 많이 들린다. 바로 추석을 앞두고 가족이나 문중에서 조상 묘지를 찾아 예초기로 벌초하는 소리다.

 

예전에는 일일이 호미로 작업을 해야 했지만 예초기를 사용하면서 시간도 단축되고 그만큼 편해진 것 같다.

 

하지만 위험한 기계를 다루는 만큼 정해진 안전 복장을 잘 착용하고, 벌초 시에도 뱀이나 벌, 진드기 때문에 다치는 일이 없도록 안전에도 신경써주시길 바란다.

 

추석 전후로 조상의 묘소를 찾는 분들에게 한 가지 더 당부하고 싶은 것은 봉분 근처에 차례음식을 놓고 가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마음이야 살아계실 때 못다한 효도를 음식으로라도 대신하고 싶겠지만 조상님을 생각한다면 절대 음식을 놓고 가면 안된다. 

 

2020년 10월경 추석 전후로 상효동 공설공원묘지에서는 봉분 여러 기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바로 야생 멧돼지. 회수해가지 않은 음식 냄새를 맡고 멧돼지가 내려와 봉분을 훼손한 것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전국적으로 멧돼지로 인한 봉분 훼손 사례는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멧돼지가 음식만 먹고 가면 좋겠지만 봉분 속에 있는 굼벵이, 지렁이, 곤충 등을 잡아먹기 위해 봉분을 파해친다고 한다. 멧돼지는 후각이 발달해 있어서 제단에 썼던 음식을 묘지 주변 안보이는 곳에 버려도 쉽게 찾아낸다고 한다. 또한 멧돼지가 내려올 경우 인근에 있는 다른 봉분에도 피해가 가서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리 시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공설묘지 인근에 홍보 현수막을 게첨하기도 했다. 하지만 면적이 너무 넓어 울타리를 설치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멧돼지를 막기 위해 봉분을 시멘트로 덮어버리기도 하고, 왕소금을 뿌리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차례음식이 봉분 훼손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그리고 추석 때 친인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문제점에 대해 공유해보자. 

 

다가오는 추석, 조상에게 예를 다하고, 가족, 친척들과도 즐거운 명절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차례음식 되가져가기'를 실천해주시길 당부드린다.

 

 

제주교통복지신문, TW News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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