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제주경찰청 공식 페이스북에 '눈 속에서 만난 천사들'이라는 제목의 제주동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신창익 경위·이성훈 경사의 사연이 올라와 누리꾼들에게 훈훈함을 자아냈다.
앞서 지난달 27일 제주경찰청 홈페이지 칭찬 한마디 게시판에 올라온 글 제목이다. 이 글의 작성자 A씨는 자신을 용인에 사는 67세 할머니라고 소개했다.
글에 따르면, A씨는 크리스마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26일 몸이 불편한 남편, 그리고 며느리와 손주 2명과 함께 제주도로 갔다. 그런데 폭설이 내렸다. 렌터카를 빌려 타고 숙소로 이동하던 중 스노체인까지 바퀴에 감기면서 고립됐다.
A씨는 “우리는 차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지나가는 분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대부분 레커차를 불러야 할 것 같다는 염려를 하고 떠났다”며 “날이 저물면서 뒷좌석에 있는 아이들은 춥고 배고파해서 막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영하의 날씨에 눈보라까지 치는 상황. 여기에 아픈 남편까지. A씨 속은 타들어 갔다. 차 밖에서 발을 구르던 A씨는 때마침 순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을 발견한 건 제주동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소속 신창익(55) 경위와 이성훈(43) 경사였다.
두 경찰관은 먼저 견인차를 불렀고, 추위에 떨고 있던 A씨 가족에게 핫팩을 건넸다. 또 견인차가 도착할 때까지 아이들과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순찰차에 태워 쉬도록 했다. 견인차는 30여분 후 현장에 도착했다.
차 수리가 끝난 뒤에도 두 경찰관은 A씨 가족이 안전하게 숙소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성훈 경사는 A씨를 조수석에 태우고 렌터카를 직접 운전했다. 나머지 가족은 순찰차로 15km를 이동해 숙소에 도착했다.
A씨 “너무 막막하고 아무 생각이 안 났는데, 경찰분들께서 저희를 숙소까지 데려다주신다고 했다.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며 “한 분은 저희 렌터카를 운전하시고, 경찰차에는 나머지 가족이 타서 밤 10시 20분쯤 숙소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은 제주도를 떠나기 전 두 경찰관을 찾아 아이들이 직접 그린 편지를 전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A씨는 “(그날 생각하면) 너무 끔찍했지만, (경찰관들) 덕분에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신창익 경위는 “폭설 비상 근무로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정취는 느끼지 못했지만 ‘눈 속에서 만난 천사들’이라는 최고의 칭찬을 받은 올해 크리스마스는 저희에게도 최고의 크리스마스가 됐다”고 말했다.
■ 제주동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신창익 경위·이성훈 경사의 사연 전문
11년 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은 제주. |
제주교통복지신문, TW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