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복지신문 김지홍 기자]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오는 8월 27일부터 12월 1일까지 제2, 3전시실에서 특별기획전 '두 개의 숨_권영우·김창열'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두 거장인 권영우(1926-2013)와 김창열(1929-2021)의 1970-80년대의 작품 20여점을 중심으로, 자연의 본질을 치열하게 탐구한 그들의 예술적 여정을 조명한다.
전시는 ‘사유의 여정’과 ‘명경지수(明鏡止水)’ 두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사유의 여정’에서는 두 작가의 초기 작품과 1970년대 작품을 통해 깊은 사유를 거쳐 변화하는 작품의 양상을 보여준다.
‘명경지수(明鏡止水)’에서는 권영우의 종이 작업을 ‘맑은 거울’, 김창열의 물방울 작업을 ‘고요한 물’에 비유해 전시한다. 권영우는 한지를 뚫고, 베고, 색을 침투시켜 한지의 물성을 드러내고, 김창열은 물방울을 통해 생명과 죽음, 자연의 순환과 치유의 메시지를 표현했다.
권영우와 김창열은 이북 출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수학, 6․25전쟁으로 인한 실향의 아픔 등 혼란한 시대 속에서 비슷한 삶의 궤적을 걸었다. 삶의 마지막에는 주요 작품을 공립미술관에 기증한 점도 닮아 있다.
두 작가의 작품은 철학적 성찰과 순수한 예술 정신을 담고 있으며, 권영우는 한지를 통해 자연의 물질성을, 김창열은 물방울을 통해 개인의 감정을 치유하고 정화하는 과정을 표현했다.
권영우는 작품의 절대적인 재료인 한지가 가장 순수한 자연의 물질로 자연의 여러 현상에서 발견하고, 선택한 것일 뿐이라고 했으며, 김창열은 물방울을 그리는 행위가 개인의 분노, 공포, 아픔을 무(無)로 되돌려 보내는 치유와 정화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작업 도구를 함께 선보여 작가를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권영우의 한지 작업에 사용한 도구와 프랑스에서 가족에게 보낸 편지, 김창열이 제주에서 사용한 팔레트, 물감, 붓 등이 처음으로 전시된다. 종류, 형태, 쓰임새가 전혀 다른 작업 도구를 통해 두 작가의 작업 방식과 결과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권영우와 김창열의 작품 여정을 따라가며, 자연의 본질을 탐구한 두 작가의 깊이있는 예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두 작가의 작품을 동시에 감상하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성찰하고, 작품의 순수함으로 따뜻한 평안과 위안을 경험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제1전시실에서는 소장품 기획전시 '물방울, 찬란한 순간'이 2025년 2월 23일까지 진행되며, 생명의 찬란함을 표현한 김창열 물방울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