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점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 계열사 SPL 평택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SPC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제빵사 불법 파견, 부당 노동행위 논란으로 한 차례 불매운동을 겪은 파리바게뜨 등 SPC 브랜드 가맹점주들은 자칫 피해를 입을까 우려하며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L 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사고로 숨진 이후 SNS에는 ‘SPC불매’ 해시태그와 함께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등 브랜드 목록이 공유되고 있다. SPC 브랜드를 대신해 이용할 수 있는 브랜드 목록도 함께 공유되고 있다.
특히 SPL 평택공장에서 사고 이후에도 현장을 흰 천으로 가린 채 근처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이어가는 듯한 영상이 SNS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불매운동 분위기는 더욱 격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SPC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사측은 “사고 당시 목격한 직원들은 즉시 업무를 중단시켰고, 인근 생산라인도 현재 모두 중단한 후 150여명의 직원에게 유급 휴가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A씨(23)는 높이 1m가 넘는 배합기에 식자재를 넣어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고용노동부는 작업 중지를 명령한 뒤 사업장 측의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파악하고 있으며 경찰은 SPL 안전책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SPC는 17일 허영인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회사 생산 현장에서 고귀한 생명이 희생된 것에 대해 매우 참담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며,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작업환경 개선, 시설투자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여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계는 이번 사망 사고를 계기로 SPC그룹에 대한 규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양재동 SPC 본사 앞 추모 행사를 시작으로 21일에는 평택역 광장에서 사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오는 25일에는 국회에서 이번 사망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한 기자간담회도 열 계획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고와 관련 해당 부처에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아무리 법이나 제도나 이윤이나 다 좋지만, 우리가 그래도 같은 사회를 살아나가는 데 사업주나 노동자나 서로 상대를 인간적으로 살피는 최소한의 배려는 서로 하면서 우리 사회가 굴러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