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성묘철과 추석 전후로는 장묘와 관련된 문의가 많아진다. 가족이나 친척들이 함께 벌초도 하고, 차례도 지내면서 장묘에 대한 얘기도 자연스럽게 오가는 것 같다. 소유한 토지에 가족이나 문중묘지 조성이 가능한지, 밭에 있는 무연고 묘를 어떻게 처리하면 되는지, 분묘 개장 후 원하는 곳에 매장할 수 있는지 여부 등 내용도 다양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게 있다. 그것은 장사법이 한시적 매장제도를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장사법이 개정된 2001년 1월 13일 이후 매장한 봉분은 최대 60년이 지나면 의무적으로 개장해서 화장하고 자연장이나 봉안, 산골처리를 해야 한다.
본인 소유 토지라고 해서 의무가 면제되는 게 아니다. 공설묘지뿐만 아니라 개인·가족·문중·종중·법인묘지 전부 해당된다. 다만 자연장으로 처리하면 다시 파낼 의무는 없다.
자연장은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잔디나 화초, 나무 밑 등에 묻는 방식으로 2008년 도입되었다.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 널리 시행되고 있으며,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리비용도 저렴하고 영속성이 보장된다.
신고나 허가없이 조성된 불법묘지를 개장하여 화장한 후 자연장지를 조성하면 종전 불법에 대한 처벌과 처분도 면제된다. 또한 일반 묘지와 달리 거리제한이 없어 생활공간 가까이 공원처럼 조성할 수 있어 자주 찾아뵐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고,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더 핵가족화·개인화가 진행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서귀포시는 이미 지난해 11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였다. 그런데 몇십 년 후에도 후손들이 지금처럼 정성껏 벌초하며 봉분을 잘 관리해줄 수 있을까? 만약 지금 한 사람이 1개의 봉분을 벌초하고 있다면 미래에는 5개, 또는 10개를 관리해야 될지도 모른다.
또한 `개장 시기가 되면 알아서 하겠지'란 생각은 후손들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만드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그리고 소중한 내 가족과 후손들을 생각한다면 자연장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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