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복지신문 이소민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전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했고 지난해 9월 3차 접종, 올해 3월 말 4차 접종까지 마쳤다. 마지막 접종 후 4개월이 지나 면역력이 떨어질 시기가 된 데다 높은 전파력과 면역회피력을 보이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우세종이 되면서 '돌파감염'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매우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 주치의인 케빈 오커너는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저녁부터 간헐적으로 마른 기침을 하면서 콧물이 흐르고 피로감을 느끼지만, 증상이 가벼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복용을 시작했고, 이 기간 항혈전제와 콜레스테롤 약은 중단하기로 했다.
79세로 ‘고위험군’에 속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두 차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고, 부스터샷도 두 차례 맞았지만 ‘돌파 감염’을 피하지 못했다.
미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도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트위터에 동영상을 게재하고 업무를 보는 사진까지 올리는 등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피에르 대변인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아침에도 백악관 참모들과 전화로 접촉했고, 백악관 관저에서 예정된 회의도 전화나 화상으로 참여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로 지금까지 나온 각종 변이 중 전염성이 가장 강하다고 평가되는 BA.5가 우세종으로 올라선 미국 전역에선 뚜렷한 코로나19 재확산세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확진 판정은 BA.5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 심각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달 10~16일 미국에서 발생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77.9%가 BA.5 감염자인 것으로 추정했다. 4명 중 3명 이상이 BA.5에 걸렸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확산 국면에서 문제점은 공식 집계된 확진자 수로는 그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각) 기준 미국의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2만7700여명으로 지난겨울의 오미크론 대확산 때와 견주면 크게 낮은 수준에서 횡보하는 양상이다. 오미크론 때는 정점 당시 하루 80만6795명(1월 14일)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이를 ‘통계적 착시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간이 검사 키트를 통한 자가 검사가 보급되면서 실제보다 확진자 수가 과소 집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나 연구소 등은 실제 확진자 규모는 집계치의 7∼10배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확진자 수와 달리 하루 평균 입원 환자나 사망자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NYT 데이터를 보면 20일 하루 평균 입원 환자는 4만1852명으로 2주 전보다 19%, 하루 평균 사망자는 426명으로 32% 각각 증가했다.
검사 건수 중 양성 판정 비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CDC가 분류하는 지역사회 코로나19 위험 수준 평가에서는 미국 전체 카운티의 35%가 ‘고위험’ 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들 35% 카운티에는 미국 인구의 55%가 거주하고 있다.
한편 국내 역시 코로나19 유행이 빠른 속도로 재확산하는 가운데 22일 7만명에 가까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최근 BA.5, BA.2.75 등 면역회피 특성을 가진 코로나19 신규 변이의 영향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 50대 이상에 4차 접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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