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시는 각막에서 굴절된 빛이 두 점 이상에서 초점을 맺어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복시가 나타나는 증상이다. 우리 각막은 원래 완전한 구형이 아닌 포물선 형태를 띤 타원형이므로 누구나 약간의 난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중등도 이상의 난시는 증상을 동반하게 되고 별도의 교정이 필요하게 된다.
만약, 백내장 수술을 받은 후에 없던 난시가 생기거나 기존 난시가 심해져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하거나 추가적인 난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수술 시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게 되면 미약한 난시에도 사물이 겹쳐 보이는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백내장 수술 시 각막을 절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각막의 곡률이 변하게 되어 각막난시의 변화가 발생한다.
이를 이용하여 의도적으로 각막난시를 줄이기 위한 각막절개를 하게 되는데 반대로 난시가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 각막 절개 후 각막의 형태가 비대칭을 띠게 되어 불규칙 난시가 생길 수도 있다. 불규칙 난시는 수술 이후 각막 표면이 불규칙해져 빛이 여러 방향으로 굴절되며 나타나는 것으로, 안경이나 렌즈만으로는 조절하기 어렵다.
또한, 백내장 수술 후 눈 속에 삽입된 인공수정체의 중심축이 이탈하거나 기울어지는 경우에도 원래 없었던 난시가 생기거나 더 심해질 수 있다. 처음부터 인공수정체의 위치가 중심을 벗어나는 경우도 있고 고도 근시의 경우 눈 속에서 인공수정체를 지지하는 모양체소대가 약해 수술 직후에는 문제가 없다가 몇 년 후에 인공수정체가 중심을 이탈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다양한 방법을 진행하기도 한다. 우선 각막절개시 난시 축에 따라 각막절개의 위치를 설정함으로써 난시를 줄일 수 있다. 많은 술자들이 각막난시를 무시하고 동일한 위치에서 각막절개를 하는 경향이 있지만 난시를 줄이기 위해서는 각막 절개의 방향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난시까지 동시에 교정하는 경우 각막 곡률 검사, 각막 지형도 검사, 레이저 안구 계측기 검사 등을 통해 수술 전에 난시의 방향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고도 근시와 같이 모양체소대가 약한 경우에는 인공수정체의 위치가 불안정해져 난시가 발생하게 된다. 이때에는 수정체 낭 내에 특수 링을 삽입하는 방법을 통해 인공수정체를 안정적으로 위치시킬 수 있다. 눈 속에서 조직의 유착으로 인해 인공수정체에 인위적인 견인력이 작용하게 되는데 특수 링이 이를 방지해준다.
이미 심한 난시를 가지고 있는 눈이라면 난시 교정용 인공수정체를 사용해야 한다. 이는 백내장, 노안과 함께 기존의 굴절이상을 한 번의 수술로써 모두 교정한다.
부득이하게 수술 후 심한 난시가 남았다면 특수 레이저를 이용해 난시만 별도로 없앨 수 있다.
누구나 어느 정도의 난시는 있기 마련이지만 수술로 인해 심한 난시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수술 전 충분한 검사를 통해 난시의 정도와 방향을 확인하고 각막 지형도와 눈 속 조직의 강도를 확인함으로써 난시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 이 칼럼은 김준헌 강남조은눈안과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