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 빈혈을 먼저 의심하고 철분제를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지럼증은 빈혈보다 다른 질환에서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어느 날 갑자기 빙빙 도는 듯한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균형 감각에 이상이 생겼을 때 사람들은 주로 어지럼증이라고 표현하는데, 균형 감각은 하나의 감각에서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뇌 기능, 자율 신경, 근골격계 등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나타난다.
그러므로 어지럼증이 나타났을 때 반드시 어느 한 부위의 문제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어지럼증을 원인으로 구분하면 귀의 내이 전정기관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말초성 어지럼증과 소뇌, 뇌간 등 중추신경계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중추성 어지럼증으로 나눌 수 있다. 또, 기립성 저혈압이나 저혈당 등 내과 질환이 원인이 돼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어지럼증 관리에 도움이 된다.
어지럼증을 증상에 따라 나누면 현훈(회전성), 실신(실신성), 평형 장애로 구분할 수 있다. 현훈은 자신이나 주변이 회전하는 듯한 증상을 호소한다. 실신은 환자가 정신을 잃을 것 같은 느낌, 아득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뇌 혈류가 감소해 급격하게, 짧은 시간 동안 의식 소실이 동반된 실신이 발생하지만, 대부분 저절로 회복된다. 평형 장애에 의한 어지럼은 운동 전달을 담당하는 곳에 이상이 있거나 약물, 파킨슨병, 알코올 남용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원인을 밝히는 좋은 방법은 어지럼증 발생 직후에 진료를 받는 것이다. 만성 어지럼증에서는 그 징후가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며, 다양한 검사를 통해 전정계의 이상 증상을 찾아내야 한다.
진단에 유용하게 이용되는 검사의 하나로 비디오안진검사가 있다. 비디오 안진검사는 고글 모양의 안경을 쓰고 시선과 자세 변화에 따른 눈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기록해 어지럼증의 원인이 뇌에서 발생한 것인지, 중추신경계에서 발생한 것인지 파악할 수 있는 검사이다.
갑자기 발생한 어지럼증이 편측마비나 발음 장애,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나 안면 마비 등의 증상을 동반하면 이는 뇌졸증을 시사하는 증상이기 때문에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뇌졸증의 위험요인이 없는 젊은 나이일 경우 귀와 관련된 질환이거나 생리적인 실신성 어지럼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한 후, 증상 호전을 기다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증상 빈도가 잦고 심해지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개인 상태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은 증상으로 신호를 보내 몸에 생긴 이상을 알리기 때문에, 몸의 이상이 느껴진다면 대처할 필요가 있다.
(* 이 칼럼은 송파 연세나은신경과 이현정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