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복지신문 신혜정 기자] 보이스피싱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는 가운데, 범죄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처벌을 받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 보이스피싱은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어설픈 한국어를 구사하며 범죄 조직의 계좌로 돈을 송금하도록 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수법이 널리 알려지면서 대면편취형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면편취형 범죄란 피해자를 직접 만나 현금으로 돈을 받아 챙기는 보이스피싱 수법을 말한다.

실제 지난해 경남 지역에서 1~6월 보이스피싱 혐의로 붙잡힌 범죄자 중 255명이 대면편취형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30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범죄를 저지르다 붙잡힌 대면편취책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핵심 일당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 날, 국내에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핵심 조직원들이 머물며 국내에서는 단순 심부름을 할 하부 조직원을 고용하여 이들에게 돈을 수금해 오도록 지시한다.

그런데 채권 추심이나 경매 업무 등을 수행한다고 생각했다가 뒤늦게 범죄임을 알게 되어 고통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구직자나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2030 청년층부터 이른 퇴직 후 가족을 부양해는 4050 가장, 주부가 주요타겟으로, 이들은 정상적인 구인구직 사이트를 이용해 구직 활동을 하다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마수에 빠지고 만다. 채용 공고 자체도 마치 정상 회사인 것처럼 속여 사람들을 모집하는 데다 그럴 듯한 사무실까지 꾸리고 명함까지 지급하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처음부터 이상한 점을 눈치채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설령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단순한 업무에 비해 높은 일당이 발을 빼기 어렵게 만든다. 대면편취책으로 활동하다가 붙잡힌 사람 중에는 보이스피싱임을 눈치 챘으면서도 돈 때문에 모른 척 했다고 자백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알면서도 범죄에 가담한 대가는 매우 크고 무겁다. 보이스피싱은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는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범죄 수법에 따라 사기 등 다양한 혐의가 적용되어 엄중한 처벌을 받는다. 설령 범죄임을 알지 못한 채 가담했다 하더라도 미필적 고의만 인정되면 사기 방조 등의 혐의로 형사책임을 지게 된다.

서울/창원 더킴로펌 대표 김형석 형사전문변호사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오랜 기간 조직적으로 진행되는데, 수사기관에 적발되면 피해액을 모두 합쳐 양형에 고려한다. 피해액의 액수가 5억원 이상이라면 특정경제범죄법에 의해 가중처벌을 받게 되며 이는 단순 가담자라도 예외가 아니다. 몰랐다는 변명이나 시키는 대로 했다는 핑계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므로 결코 혼자 풀어가려 해선 안 된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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