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7 (수)

  • 흐림서울 23.3℃
  • 맑음제주 28.4℃
  • 구름조금고산 25.9℃
  • 구름많음성산 26.4℃
  • 맑음서귀포 28.5℃
기상청 제공

인터뷰·칼럼


[기고] 몸캠피싱, 대응 방안은?

본지는 지난해 디지털성범죄(몸캠피싱)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한국사이버보안협회와 공동으로 피해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성범죄 수사에 협조하는 등 경찰행정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서울경찰청장 감사장을 받은 김현걸 디포렌식코리아 대표(現 한국사이버보안협회장)의 기고문을 단독 연재한다. [편집자주]

 

몸캠피싱은 지난 기고에서 다뤘듯이 사전 준비단계에서부터 자금 이송단계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 조직적·체계적으로 이뤄지는 범죄다. 범죄자들은 악성코드의 배포, 정보 수집 서버 설치 운영 등 IT 분야에 대한 지식과 SNS를 이용해 피해자를 유혹하기 위한 시나리오 작성 등을 위해 전문적인 능력이나 노하우를 갖춰야 하며, 해외에 기반을 둔 국제성 범죄라는 특성과 피해의 은밀성으로 인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기도 어려워, 범죄의 추적과 예방을 위한 정책 수립 등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몸캠피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로 몸캠피싱 단속 및 처벌 강화다. 총책 등 주범은 물론이고, 유인책, 인출책 등 하부조직원에 대한 추적·검거를 강화해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범죄의 억제 및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해외에 소재한 핵심 조직에 대해는 관련국과 국제공조를 강화해 검거에 주력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하부조직에 대한 단속과 처벌 강화를 통해 유인책, 인출책 등으로의 유입을 차단해 조직의 기반을 약화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몸캠피싱 범죄 수익 차단이다. 몸캠피싱은 수익을 목적으로 조직화한 범죄다. 따라서 범죄 수익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범죄 억제 수단이 될 수 있다. 먼저 피해 금액의 이체와 인출을 신속히 차단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자가 송금한 돈을 세탁하거나 찾는 역할을 담당하는 인출책·계좌명의자 등 하부조직원이 범죄로 얻은 이익을 몰수·추징하고,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 등을 지원한다면 범죄 수익을 차단함과 동시에 조직을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를 통해 피해금의 인출 차단과 자금의 추적과 회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급정지 요청을 할 수 있으나, 몸캠피싱은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신속한 지급정지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관련 기관 협의 및 법률 개정을 통해 몸캠피싱 범죄에 대해서도 지급정지가 가능하게 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 몸캠피싱 피해자 보호 강화다. 몸캠피싱 피해자는 심각한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음란한 목적으로 대화하려다 피해를 자초했다는 등의 이유로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비난과 조롱을 당할까 두려워 주변에 피해를 알리거나 경찰에 신고하기도 어려웠으며, 수사 과정에서 부끄러운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것을 어려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몸캠피싱은 그 명칭이 몸캠 ‘피싱(Phishing)’으로 불리다 보니, 정책의 논의 과정과 수사 과정 등에서 보이스피싱, 메신저 피싱과 같은 재산범죄의 일종으로만 취급됐고, 피해자의 수치심에 대한 배려, 2차 피해방지 등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다. 다만, 지난 2020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으로 ‘촬영물 등을 이용한 협박·강요죄’가 신설돼 이제는 디지털 성범죄의 일종으로 다뤄질 수 있게 됐으나, 해당 법률을 적용한 강력한 처벌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인식 개선은 아직 미흡하다 판단된다. 따라서 현재 널리 사용되는 ‘몸캠피싱’이라는 용어를 대신해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섹스토션(Sextortion)에 대응하는 ‘성영상물 협박’ 등으로 대체하고 피해자에 대한 지원과 보호에 대한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이버공간을 기반으로 기존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범죄가 새롭게 생겨나고, 기존의 범죄도 수법을 바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사이버범죄는 예방이 최선이다. 누구든지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평소에 범죄 유형을 잘 파악해 두고 피해당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끝으로 '몸캠 피싱(Body Cam Fishing)'이 아니라 ‘몸캠 피싱(Body Cam Phishing)’임을 강조한다. 2022년 임인년 새해에는 사기(Phishing)가 난무(亂舞)하는 세상이 코로나와 함께 종식(終熄)되길 바란다.    

 

몸캠피싱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디포렌식코리아 홈페이지www.df-korea.com에서 할 수 있다.

 

 

제주교통복지신문, TW News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