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복지신문 최효열 기자] 17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마스크 6천만 장을 기부한 총재님의 정체, 97세 치매 할머니 성폭행 사건에 대해 방송한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 발병 이후 모두가 지쳐 있던 시기, 그 남자의 통 큰 마스크 기부는 사람들에게 가뭄의 단비같았다. 한 노신사가 마스크를 구매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던 시민들에게도, 재고를 처치하지 못해 쩔쩔매던 공장 사장님들에게도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1년간 무려 6천만 장의 마스크를 기부하며 언론에도 자주 소개된 그는 한 무역회사를 운영한다는 박 총재였다. 기부 문화를 한국에 뿌리내리겠다는 경영 이념으로, 전국 각지의 마스크 공장과 공급계약을 맺으며 기부할 마스크를 선구매하겠다는 그의 제안은 그야말로 구원의 동아줄 같았는데.
간절한 마음으로 박 총재의 손을 잡았다가,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한 마스크 공장 사장님들이 있다. 먼저 가져간 마스크로 화려한 기부행렬을 벌여왔던 박 총재가, 온갖 핑계를 대며 현재까지 대금을 한 푼도 치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예상 외로 제작진과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한 박 총재. 그는 지난해 미국에 있는 지인을 통해 1600억 장 규모의 수출 계약을 따낸 건 사실이라며 계약금 지불이 예상보다 늦어졌을 뿐 사기 의혹은 그저 억울한 오해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취재를 진행할수록 우리는 묘한 사실들을 알게 됐다. 강남에 있는 그의 회사가 사무실 월세도, 직원들이 먹은 밥값도 제때 계산하지 않을 만큼 그 실체가 모호했다. 게다가 박 총재와 같은 이름, 같은 나이의 인물이 과거 청와대 직원을 사칭한 사기 혐의로 수배된 흔적까지 나타났다.
과연 그는 억울하게 모함 받는 사업가일까? 혹은 기부 천사라는 가면 뒤에서 또 다른 일을 꾸미고 있는 건 아닐까?
한편 지난 3월, 치매를 앓는 97세 할머니가 같은 동네에 사는 80대 노인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사건의 현장을 할머니의 손녀가 목격해 남자를 잡아 경찰에 넘겼고, 검사 결과 할머니의 몸에서 노인의 타액이 발견되기까지 했다.
치매 때문에 기억을 잘 못하는 할머니를 대신해 목격자 진술까지 마친 가족은 가해자인 박 노인이 처벌받을 거라고 믿고 있었는데, 변호사를 통해 듣게 된 수사 결과는 매우 당혹스러웠다. 경찰이 가해자 노인을 무혐의 처분해서 검찰에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 현장을 목격한 목격자도 있고 노인의 DNA가 발견됐는데도 왜 할머니는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것일까?
목격자와 증거가 있는데도 박 노인은 절대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오히려 할머니가 먼저 자신을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고는 옷을 벗었다며,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가 자신을 유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인 할머니가 치매로 진술을 할 수 없게 되자 경찰은 박 씨의 진술만을 받아들여 사건에 강제성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기억을 잃은 97세의 치매 할머니에게 닥친 악몽. 그날의 상황을 기억도, 진술도 하지 못하는 할머니는 법으로조차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할머니는 어떻게 자신의 피해를 이야기해야 할까? 얼마나 더 많은 노인 성폭행 피해자들이 편견과 싸워야 그들의 피해가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번 주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17일 오후 9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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