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5 (목)

  • 구름많음서울 28.5℃
  • 구름많음제주 27.7℃
  • 구름많음고산 27.2℃
  • 구름조금성산 27.7℃
  • 구름많음서귀포 29.3℃
기상청 제공

전국/스포츠이슈


‘한산대첩기 우승’ 광주대 이승원 감독 “응어리가 한 번에 내려갔다”

 

[제주교통복지신문 이주원 기자] “가슴 속 응어리가 한 번에 내려가더라고요.”


광주대학교 사령탑 이승원 감독은 홀가분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광주대 감독 부임 후 5년 만에 이룬 첫 우승이 그에게 가져다 준 선물이었다. 광주대는 6일 통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주국제대와의 한산대첩기 제57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전에서 5-1로 크게 이기며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3년 이 대회 우승 이후 8년 만에 정상 재등극이며, 2016년 이승원 감독 부임 이후 5년 만에 거둔 첫 우승이다.


조별리그 7조에서 2승 1패로 1위를 기록하며 토너먼트에 오른 광주대는 16강에서 숭실대(1-0 승), 8강에서 한남대(4-0 승), 4강에서 청주대(2-1 승)를 연달아 꺾고 결승까지 올랐다. 상대인 제주국제대도 경희대, 연세대 등을 꺾고 올라온 강팀이었지만 광주대는 결승전에서 전반 2분 만에 터진 선제골을 앞세워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유리한 흐름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9일 KFA 홈페이지와 전화인터뷰를 가진 이승원 감독은 “기분이 매우 좋다”면서 “광주대 감독으로 부임한지 5년째인데 5년 동안 가슴의 응어리가 있었다. 그런데 우승하면서 이 응어리가 한 번에 싹 내려갔다”며 기뻐했다.


조규성(김천상무), 김호남(수원FC) 등을 배출한 광주대는 그동안 전국체전에서 3위, U리그 권역 우승 등 여러 대회에서 눈에 띌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전국대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승원 감독은 “항상 16강 혹은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고 이야기했다. 팀 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프로 진출 등의 이유로 빠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성적을 내보려고 하면 핵심 선수들이 빠지는 바람에 항상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상자도 빠지는 선수도 많이 없었기에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2013년 이후 8년 만의 우승이다.


지금도 기분이 매우 좋다. 이 팀에 부임한지 올해로 5년째다. 사실 지난 5년 간 가슴 속에 응어리가 있었다. 우승을 하고 나니 이 응어리가 한 번에 싹 내려갔다. 그동안 전국체전 3위, U리그 권역 우승 등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전국대회에서는 항상 16강,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멤버들이 많았지만 핵심적인 선수들이 중요한 시기에 프로로 빠지면서 항상 선수 공백이 생겼다. 이런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이번에는 부상자도 빠진 선수도 많지 않았다.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결승전 전반 초반에 골이 터진 게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다.


조별예선부터 강팀들과 경기를 많이 하고 올라왔다. 토너먼트는 숭실대, 한남대, 청주대와 경기했는데 이 때가 고비였다. 다행히 고비를 잘 넘기면서 경기력이 좋아졌다. 선수들 간의 의기투합이 잘됐다.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도 회복을 잘해 경기에 나섰다. 팀 안팎으로 분위기가 좋았기에 결승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 있었다. 운이 좋게 시작부터 일찍 골이 터지면서 분위기를 좋게 가져갈 수 있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나?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가장 먼저 생각난 건 학교에 대한 고마움이다. 체육특기자 전형이 있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교 내부에서 지원을 상당히 많이 해줬다. 기숙사비, 피복비 등 잡다하게 들어가는 비용도 김혁종 총장님이 지원을 많이 해주셨다.


광주대에서 있었던 5년은 어떤 시간이었나?


처음 부임했을 때는 시설도 낙후되어있었고 시스템도 제대로 잡힌 게 없었다. 5년 동안 환경을 바로잡는데 집중한 것 같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기숙사비, 피복비 등의 잡다한 비용을 학교에서 많이 지원해줬기에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였다. 숙소 환경이나 웨이트 시설, 운동장 사정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꿨다. 지금은 학교의 훈련 환경이 상당히 많이 좋아졌다. 이전보다는 많이 업그레이드됐기에 좋은 선수들이 학교를 찾아줬고, 좋은 팀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 같다.


평소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점은?


조직력, 정신력, 체력 세 가지를 매 훈련 때마다 강조했다. 선수들이 잘 받아들이고 이행을 해줘서 팀도 발전할 수 있었다. 게다가 배우는 학생인 만큼 인성적인 면도 강조한다.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숙소 정리정돈이나 어른을 보면 예의 있게 행동해야한다는 것들이다. 또 선수들이 수업에 들어갈 때 대충 트레이닝복만 입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못하게 했다.


광주대 출신의 대표적인 선배가 조규성인데?


내가 광주대에 부임했을 때 (조)규성이가 1학년이었다. 지금 키가 프로필 상으로 188cm인데 그 때도 키가 상당히 컸다. 당시엔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였는데, 그 자리에서는 힘이 별로 없었다. 어슬렁어슬렁 다닌다고 해야 하나(웃음). 공격적인 성향을 많이 갖고 있는데다 헤더와 탄력도 좋아서 미드필더보다는 공격수가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얇은 체구에 힘만 붙으면 스트라이커로서 대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규성이에게 포지션 변경을 제안하니 처음에는 반대하더라. 미드필더만 10년을 봐왔는데 감독님이 갑자기 스트라이커를 시키니 본인도 이해가 되지 않았겠지. 하지만 센터포워드 자리에 서고 1~2년이 지나니 기량이 급성장하더라. 단점을 보완하면서 점점 훌륭한 선수로 성장해갔다. 본인도 만족해했다. 내가 뭘 특별하게 지도했기 보다는 본인이 열심히 노력한 것이다. 아참, 규성이가 어제(인터뷰 기준, 8일) 논산훈련소에 입대했는데 가는 길에 전화가 왔다. ‘감독님이 생각나서 전화했다’고 하더라(웃음).


팀에 좋은 선배가 있다는 것은 후배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텐데?


맞다.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프로에서 성공한 선배들이 있으면 후배들에게는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우리 팀에서는 매년 한두명씩 K리그1 구단에 입단한다. K리그1뿐만 아니라 상위리그 팀에도 많이 진출하는데 모두 다 (선배를 닮아) 성실하고 좋은 인성을 지니고 있다. 실력이 매우 뛰어나기 보다는 체력과 정신력이 강한 선수들이라 이 점을 각 구단들이 좋게 봐주는 것 같다.


지방 팀으로서 매번 편견과도 맞서야 하는데?


과거에는 지방 팀 선수들에 대한 편견은 강했다. 수도권 팀들에 비해 전력도 약하고 선수들 개인 기량도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방 팀이 가진 분명한 강점은 있다. 서울권 팀들보다는 선수가 성장할 수 있도록 시간을 갖고 기다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실력 향상과 연결이 된다. 실력을 키우니 자연스레 편견도 사라지더라. 요즘엔 열린 생각을 갖고 있는 선수들과 학부모들이 많다. 학교에서 제대로 지원만 해준다면 지방 팀에서도 분명히 성공하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


광주대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하길 원하는지?


축구에만 인생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 평소 선수들에게 전공 하나보다는 두 가지를 들으라고 강조하는 편이다. 수업을 다 들어가야 하는 건 물론이다. 누구나 다 축구로 성공할 수 없다. 축구로 성공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은퇴하고 새 길을 찾아야 한다. 축구를 열심히 하되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해 확실한 자산으로 만들기를 바란다.


올해 목표는?


이번 춘계연맹전에서 우승하면서 목표 한 가지는 이뤘다. 26일부터 U리그가 시작되는데 U리그는 우리 팀이 3년 연속 권역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지만 지난해에는 승점 1점 차로 아쉽게 권역 2위를 했다. 올해는 권역 우승을 되찾는 게 1차 목표이며, 왕중왕전에 올라가서는 결승까지 올라가는 게 최종 목표다. 매번 8강에서 고배를 마셨는데 이번에는 꼭 결승까지 올라가고 싶다.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