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1 (일)

  • 맑음서울 16.5℃
  • 구름조금제주 20.8℃
  • 맑음고산 20.7℃
  • 구름많음성산 19.0℃
  • 구름조금서귀포 19.2℃
기상청 제공

[기고] 청렴의 비석

고성찬 서귀포시 남원읍사무소

공직자들에게 있어 청렴에 대한 중요성은 언제나 강조되지만, 실천하기 힘든 가치이다.

 

뉴스와 언론에서는 청렴하지 못한 공무원들의 행위가 꾸준히 보도되고 있으며, 이는 공직자들에 대한 불신과 비난으로 돌아오고 있다. 청렴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청렴하고자 하는 나 혼자만의 다짐, 절제로만 가능하지 않고, 쌓여온 관행까지 끊어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음은 과거 청렴한 공직자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일화이다.

 

고려말 순천의 부사로 부임했던 최석은, 3년동안 부임 후, 임기를 마치고 개경으로 복귀하였다. 복귀 당시 순천의 말 8마리와 함께 복귀하였는데, 이는 순천에 부사가 임기가 끝날 때 말을 바치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개경 복귀 즉시 말이 실은 짐만 정리하고, 말 8마리를 돌려보냄과 동시에, 자신의 암말이 낳은 망아지까지 함께 보냈다. 망아지 까지 돌려보낸 이유는, 부임기간동안 자신의 암말이 순천의 녹을 먹고 낳았기 때문에, 그 망아지 역시 순천의 것이라는 까닭이다.

 

이에 감동한 순천 백성들은 팔마비를 세워 최석을 기리게 되었으며, 이날 이후 말을 바치는 관행또한 사라졌다고 한다. 오랜시간이 지난 후, 조선시절 타 지역에서 순천으로 말을 바치게 되는데, 이때 순천 관리는 팔마비를 보고 받을 수 없다고 돌려보내게 된다.

 

이처럼 팔마비는 최석을 기억하기 위한 공덕비에 그치지 않고, 후세의 공직자들에게 부패에 대한 경계의 지표, 청렴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었다. 현재 순천에서는 시장부임 시 팔마비 앞에서 청렴을 선언하고 직무를 수행한다고 한다.

 

역사속에, 그리고 우리 주변에도 청렴하기로 본받을 많은 선배 공직자들이 있다. 그들을 우리 마음속의 팔마비로 생각하자. 그들을 떠올리며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공직자가 되자.

 

그러면 우리는 또 다른 공직자들에게, 누군가의 팔마비가 되고, 더 나아가 공직사회 전체가 단단한 청렴의 비석이 되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제주교통복지신문, TW News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