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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친절은 힘들어

강민희 서귀포시 성산읍

나는 가끔 우리 민원인에게 짜증을 낼 때가 있다. 오늘 시청 요구자료 제출을 해야하는데, 나를 찾는 민원이 많아 업무의 흐름이 끊기는 상황. 짜증이 불쑥. 누가 가보라고 해서 그냥 오셨다는 분.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 답답. 국세청 업무인 근로장려금 신청이 어려워 대신해달라는 어르신. 한숨이 푹. 순서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먼저 해달라는 관광객. 속이 부글부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자 읍에서 실시하는 친절교육에 자주 참여한다. 직원들과 인사하기, 친절 노하우 공유하기, 전문가가 진행하는 친절 강의 듣기. 이 시간을 통해 불친절했던 지난 날을 반성하며 문득 친절은 이성과 감정의 적절한 조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읍사무소를 찾아오시는 분들은 원하는 것이 있기에 그것을 해드리는 것이 나의 일이다. 그런데 간혹 원하는 것을 해드리지 못할 때가 문제가 된다.

 

민원인 입장에서는, 직원이 쌀쌀맞게 ‘안된다’고 하면 가뜩이나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한데 말투에 감정이 더 상하고, 업무에 미숙해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답답하다. 직원 입장에서는, 민원인이 뜻대로 되지 않아 화가 나서 폭언을 하거나 거듭되는 사과에도 민원제기를 하겠다고 하면 직원도 사람인지라 기분이 나쁘다. 

 

즉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하며, 그것이 본인의 일이라면 그것을 알고 있어야 하고,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없을 때에 나오는 무례함에 잘 대처해야 하는 이성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아쉬움에 같이 안타까워하고 이를 잘 달랠 수 있는 공감 능력도 중요하다. 이 두 가지의 적절한 균형이 친절이 아닐까 한다. 

 

이것이 어렵기 때문에 친절이 힘든가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은 타인을 배려하는 수단이기에, 친절,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제주교통복지신문, TW News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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