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 아이러니한 인프라 친절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전쟁 또는 전염병 등이 아니고서는 가족 모두를 데리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전쟁 발발 또는 전염병 창궐이 아닌데도 타지역으로 이주하는 인구 대이동이 1970년대 초에서 198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 역사에서 처음으로 일어난다. 경제개발 5개년 중공업 산업으로의 재편 시기와 맞물려 농촌인구가 대거 도시로 이주하는 시기로 이때 우리 집도 산골 촌에서 읍내로 이주하였다. 이 시기 유입 인구수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해당 지역 발전의 향방이 결정되었으며 주민등록상 등록 인구수는 행정·정책 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정주에 기반을 둔 인구 개념을 넘어선, 다소 생소한 「관계 인구」라는 용어가 주목받고 있다. 관광ㆍ체험ㆍ동향 출신 등 지역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외지인을 의미한다고 한다. 주민등록을 둔 주 생활 본거지 이외에 빌딩 대신 산, 항만 대신 바다, 도로 대신 오솔길 품은 숲 등 자연 인프라가 풍부한 지역에서 일을 병행하면서 휴가, 휴양까지 할 수 있는 워케이션(‘WORK’와 ‘VACATION’의 합성어)이 「관계 인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