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은 국내에서 일곱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지난 2019년에만 1만 5605명이 발생했다. 하지만 5년 생존율은 37.7%에 그쳐 전체 암 생존율(70.7%)의 절반 수준이다. 주요 다빈도 암 가운데 폐암(34.7%)에 이어 2위다.
문제는 조기 검진이 잘 안 된다는 점이다.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간은 70~80%가 손상돼도 뚜렷한 증상이 없다.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가 많다. 간암으로는 간세포암, 담관암, 전이성 간암, 혈관육종 등이 있다. 간암이라면 보통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간세포암을 말한다.
원인은 B형 간염 바이러스(72%), C형 간염 바이러스(12%), 알코올성 간 질환(9%)이다. 이 밖에 약물, 비만, 자가면역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발생 주원인인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암 위험이 100배,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0배가 증가한다. 그러므로 예방하려면 B형∙C형 간염 예방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정기 검진도 중요해진다.
B형 간염에 걸렸을 때 주요 증상은 피로감이며, 그 외에 복부 불쾌감, 식욕 부진, 근육통, 미열 등이 오래 나타난다. 많은 사람이 증상을 가볍게 여겨 그냥 넘기기도 하는데,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간염을 방치할수록 간암 위험이 커지므로 혈액 검사를 받아 B형 간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C형 간염의 문제는 환자 대부분이 자신이 감염자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점이다. 자신이 C형 간염에 걸린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전체 환자의 35%에 불과하다. B형 간염과 달리 예방 백신도 없다. C형 간염도 B형 간염처럼 혈액과 체액으로 전파되며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렵다.
그렇지만 조기에 발견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C형 간염의 95% 이상은 완치된다. 병원에서 진행하는 간단한 혈액 검사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국내에서는 만 40세 이상 간암 발생 고위험군의 경우 6개월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간암 발생 고위험군은 B형간염, C형간염, 알코올성 간경변증 환자다.
간암은 수술이나 비수술적 치료로 완치가 되더라도 재발률이 높다. 치료 당시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5년 내 재발률이 50~70%에 달하기 때문에,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났더라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꾸준하게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B형 간염 환자는 1년에 한 번씩 간 초음파 검사 등을 받고, 40세 이상이나 간경변증 환자는 6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 이 칼럼은 안태홍 튼튼내과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