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복지신문 최효열 기자] 19일 오후 7시 10분 KBS1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는 ‘여기 있다 내 청춘–서울 명동’ 편이 방송된다.
서울의 중심이자 번화가의 대명사로 통하는 명동. 유서 깊은 서울의 역사와 가슴 뛰는 시절의 추억이 공존하는 곳이다. 밝을 명(明)에 골 동(洞). ‘밝게 빛나는 동네’라는 뜻의 이름처럼 찬란한 청춘이 반짝이던 그곳. 우리들의 명동을 만나러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158번째 여정을 시작한다.
▶ 멋쟁이들의 메카였던 명동시대를 기억하는 자매 수선집
1960년대. 송옥·아리사·노라의 집·엘리제 등의 명동 양장점을 시작으로 전국의 패션이 결정되던 때를 지나 1970년대 경제 성장으로 기성복 시장이 형성되고 대형 백화점들이 패션을 선도하면서 명동은 '유행 1번지'로 자리 잡았다. 23년 동안 한자리에서 명동의 패션을 지켜온 3평 남짓의 수선집. 경북 예천에서 일곱 자매로 태어나 일찍이 춘천으로 시집갔던 큰언니와 어린 나이에 수선 일을 시작한 셋째 동생이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서울 명동의 기성복 매장에서 10년을 일한 동생이 IMF로 명예퇴직을 한 후 지금의 수선집을 차리게 됐다는데. 명동의 패션을 동경하며 23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임순미·임숙녀 자매의 수선집을 만나본다.
▶ 그때 그 시절 우리들의 청춘을 추억하다
한국 전쟁 이후 문화·예술인들이 모여들며 황금시대를 열었던 명동에는 오늘날의 배우 김영철을 있게 한 곳이 있다. 1934년부터 1973년까지 영화관, 공연장, 예술 극장의 역할을 같이 하며 한국문화예술계를 이끌었던 명동국립극장이다. 3년간의 복원공사 끝에 2009년 '명동예술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연 이곳에서 배우 김영철은 젊은 날의 꿈과 열정을 그려본다. 명동에서 만난 또 하나의 반가운 추억. 70~80년대 명동은 비엔나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 밖까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빈티지한 원목 테이블과 손때 묻은 가죽소파. 50년 세월이 그대로 남아있는 카페에서 한 잔의 추억을 맛본다.
▶ 변함없이 너른 품을 간직한 명동성당, 온기를 나누다
1898년 문을 연 최초의 본당인 명동성당은 박해를 이겨내고 신앙의 자유를 얻은 한국 천주교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1980년대 군사독재 시기에는 학생과 시민들이 민주화를 외치던 투쟁의 거점이 됐다. 120여 년간 변함없이 약자들을 품어주는 안식처 역할을 해온 명동성당은 작년 1월부터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으로 나눔의 온기를 전하고 있다. 한 해 동안 940명 넘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모여 8만 여 명의 사람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제공했다는데. 소외된 이웃에 희망을 나누고 지친 이들의 위안이 되어주는 명동성당을 찾아가본다.
▶ 위기를 기회로 바꾼 청년 사장님의 힘찬 도전!
2000년대 한류 열풍에 힘입어 10년 넘게 국내 최고 상권으로 꼽혔지만 코로나19 이후 공실률 50%를 기록한 명동. 두 집 중 한 곳이 문을 닫는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청년이 있다. 일본에서 2년간 우동을 연구하고 돌아와 가게를 차린 지 6개월 차인 박성민 사장님. 요리도 과학이라는 신념아래 매일 변하는 온도와 습도에 맞춰 반죽을 만들고 면의 두께를 정한다. 정성으로 뽑은 면발에 직접 개발한 육수와 소스까지 더해야 완성되는 우동 한 그릇에는 청년사장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명동의 희망찬 내일을 준비하는 신참내기 사장님의 꿈을 응원해본다.
▶ 명동 거리를 지키는 분식집, 47년 인생이 담긴 ‘마늘 떡볶이’
명동 거리는 떡볶이·닭꼬치부터 가리비구이, 꽃게튀김, 닭날개 볶음밥 등 독특한 메뉴까지 길거리 음식 천국이었다. 그러나 하나의 문화로 여겨졌던 200여 개의 노점들 대부분이 코로나19 상황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 지금, 한적해진 명동 거리에 여전히 남아 있는 작은 가게가 있다. 막내딸과 힘을 합쳐 14년째 한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신영숙 사장님의 분식집이다. 22살의 어린 나이에 남대문 시장에서 리어카로 떡볶이 장사를 시작한 지 33년 만에 첫 가게를 차릴 수 있었다는데. 사장님의 깊은 내공으로 탄생한 떡볶이는 단연 이곳의 인기메뉴. 통마늘을 직접 갈아 넣어 진한 마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명동에서 많은 이들의 ‘인생 떡볶이’를 만들고 있는 신영숙 사장님의 특별한 마늘 떡볶이를 맛본다.
▶ 50년을 하루같이 살아온 명동토박이의 ‘시계방’
1970년대 통기타와 청바지로 대표되는 청춘들의 거리에서 2000년대 중국인과 일본인들로 호황을 누리는 관광명소가 되기까지. 변화무쌍한 명동의 풍경을 전부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 50년 동안 한결같이 2평도 채 안 되는 시계방을 지키는 양원영 사장님. 건물 입구에 딸린 좁은 철문을 열어 작업대와 시계 진열대들을 꺼내고 천막까지 치고 나면 사장님의 하루가 시작된다. 작은 노점이지만 자신을 찾아주는 손님들과의 약속 때문에 이곳을 떠날 수 없었다는데. 명동의 반백년을 함께하며 멈추지 않는 시곗바늘 같은 삶을 살아온 양원영사장님의 일상을 엿본다.
▶ 대를 이은 세월의 맛, 30년 전통 한치불고기
동네와 함께 나이든 노포집들이 즐비한 명동의 뒷골목에는 인근 직장인들에게 사랑받는 30년 역사의 식당이 있다. 오징어 보다 귀한 한치만을 고집하는 불고기집이 바로 그곳이다. 40년 전 명동에 처음 들어와 양화점, 도시락가게를 전전하다 한치불고기 식당으로 자리를 잡게 된 조영실사장님.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든든한 아들이 20년 째 그 곁을 지키고 있다. 오랜 세월 변치 않는 맛을 지켜가고 있는 모자(母子)의 한치불고기 한 상을 맛본다.
언제 봐도 반가운 풍경 속 뜨거웠던 그 시절의 기억을 간직한 동네. 걸음마다 청춘들이 두고 간 추억으로 가득한 명동의 이야기가 2월 19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158화. 여기있다 내 청춘 -서울 명동]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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