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복지신문 이주원 기자] 왕중왕전 MVP 엄승민의 목표는 더 높은 곳에 있었다.
안대현 감독이 이끄는 영생고(전북현대U18)가 2021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겸 제76회 전국고교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영생고는 13일 남해공설운동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매탄고(수원삼성U18)에 4-1 승리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반에만 두 골을 기록하며 우승을 이끈 영생고의 엄승민은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경기 후 엄승민은 “2달전에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장배 결승에서 광양제철고에 지고 준우승에 머물러 마음이 별로 안 좋았다. 그때의 아쉬움을 풀기 위해 팀 전체가 이번 경기는 후회 없이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번에는 결과로 증명하게 돼서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영생고의 윙포워드로 활약한 엄승민은 그야말로 경기의 주인공이었다. 전반 16분 조진호의 크로스를 상대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자 그대로 마무리해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9분 뒤에도 다시 조진호의 크로스를 받아 완벽한 퍼스트터치로 수비를 제치고 슛으로 연결해 추가골까지 기록했다. 후반에는 넓은 활동량을 보여주며 수비 상황에도 기여했고 후반 24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의 퇴장까지 이끌어냈다.
엄승민은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이면 경기를 쉽게 가지고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초반에 득점이 잘 터져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골을 어시스트 해 준 (조)진호랑은 초등학교 때부터 호흡을 맞췄고 지금 룸메이트기도 하다.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그게 골까지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해트트릭 욕심이 나지는 않았냐는 질문에는 “해트트릭 욕심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내 해트트릭보다는 팀의 우승이 더 중요해서 괜찮다.”며 웃어 보였다.
엄승민의 활약은 이번 경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오산고(FC서울 U-18)와의 4강에서도 팀을 결승으로 이끄는 결승골을 기록했고 대구대륜고와의 8강에서도 경기의 균형을 깨는 선제골을 기록했다. 안대현 감독도 “원래 가진 재능이 많은 선수인데 재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스로 자신감을 찾고 좋은 모습을 보인 것 같다”며 엄승민의 활약에 흡족해했다.
대회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최우수선수상까지 수상한 엄승민의 목표는 더 높은 곳에 있었다. 엄승민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오프더볼과 공격적인 움직임이 내 장점이다. 비슷한 플레이스타일의 손흥민(토트넘홋스퍼)과 문선민(전북현대) 선수를 닮고 싶다.”며 “언제나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서 엄승민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인정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