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복지신문 김현석 기자] ‘15분 도시 제주’ 실현을 위해 생활·일·상업·의료·교육·문화 등 6대 핵심 요소를 도시의 규모와 밀도에 따라 갖추고, 사람 중심의 시스템과 플랫폼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15분 도시 개념 창시자인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 교수는 9일 오전 빛나는제주 스튜디오에서 1시간여 동안 대담을 통해 15분 도시 제주 실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우선 오영훈 지사와 모레노 교수는 15분 도시의 가치와 개념을 공유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시된 ‘콤팩트 도시’를 통해 15분 도시를 구상하게 됐다는 오영훈 지사는 “속도와 성장을 중요시하는 대한민국에서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과 환경 등을 위해 ‘사람 중심’ 도시를 어떻게 설계하고 비전을 만들어나갈지 목표를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모레노 교수는 “15분 도시는 사람을 중심으로 평등과 연대성, 근접성을 추구한다”며 “사회적 연결을 통해 노인, 여성, 아이 등 취약계층이 도시생활에서 소외되지 않고 활발하게 참여하는 것을 지향하는 개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15분 도시가 기후위기 대응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도 공감했다.
오 지사는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사회에서 2030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서울 직장인이 제주에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일과 휴가를 함께 누리는 생활이 가능해지면서 15분 도시의 초석을 더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모레노 교수는 “코로나로 행동반경이 좁아졌지만 파리에서는 15분 도시를 통해 도시공간의 사회적 가치를 회복하고 시민참여를 이끌어내 도시의 활력을 다시 일으키고자 했다”며 “도시 인프라를 재편성하는 근접성은 15분 도시의 핵심으로 주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탄소중립과 도시의 균형발전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모레노 교수는 “목욕탕이나 여관을 갤러리로 개조한 제주의 도시재생 사례를 보면서 근접성을 키우는 다양한 공공서비스와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관광과 경제를 더욱 활성화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면서 “제주에서는 15분 도시의 상상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제주방문 소감을 전했다.
특히 “6대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찰 가능한 시스템을 통해 불편함을 감지하고 새로운 전환의 기회를 마련해낼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어떤 도시를 만들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경제주체, 도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진행되는 논의에 참여하고 다양한 교류협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김형준 제주플랜 워킹그룹 위원장은 “15분 도시와 관련해 실제 프랑스 파리 근교 농촌도시에서는 시책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읍면과 농촌과 도심이 혼재된 제주지역의 특성에 맞게 시간 개념을 적용해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에서 적극 추진하는 민관협력의원 및 워케이션 등이 15분 도시 실현과 연계돼 있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다양한 제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15분 도시는 교육, 의료, 공원, 문화시설 등 모든 생활권이 15분 이내 가능하도록 구축된 도시다.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가 처음 제창한 뒤 2020년 프랑스 파리의 안 이달고(Anne Hidalgo) 시장이 ‘내일의 도시 파리’ 정책 공약으로 도입하면서 구체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