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츠의 계절 겨울이다. 그러나 따뜻하고 멋스러운 부츠를 신고 싶어도 족부 통증 때문에 그럴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발가락이 휘어지거나 구부러지는 무지외반증 때문이다. 무지외반증으로 진료받는 환자가 한 해 6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흔한 족부 질환이다.
높은 하이힐이나 폭이 좁은 신발, 키높이 구두 등을 착용하면서 서서히 변형되지만, 평발이나 넓적한 발 등의 선천적 요인이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발병률이 높은데 최근에는 키높이 구두를 착용하는 남성이 많아지면서 남성 환자의 비중도 느는 추세다.
대표 증상은 엄지발가락 변형이다. 엄지발가락 끝은 바깥쪽을 향해 휘고 기저부는 반대 방향인 안쪽을 향해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오면서 점점 돌출 부위에 통증이 발생한다. 진행될수록 두 번째 집게 발가락에 체중이 실리면서 굳은살이 생기거나 집게 발가락이 길어지기도 한다. 엄지발가락이 집게 발가락 아래로 들어가면서 탈구로 이어지거나 새끼발가락 관절까지 돌출되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상태를 방치할수록 발바닥 굳은살로 이차성 통증이 나타나고 관절에도 무리가 생겨 퇴행성관절염에 이를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진행단계에 따라 경도, 중등도, 중증으로 나눈다. X-ray 검사로 진단이 이루어지며 무지외반 각이 40도 이하이면서 엄지발가락과 집게 발가락 사이 종족골간각이 11도~15도인 경우를 중등도로 판단한다. 무지외반 각이 40도가 넘고 종족골간각이 16도 이상이라면 무지외반증 중증으로 진단한다.
초기 무지외반증 경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불편한 신발 자제, 의료용 보조기나 교정 깔창, 약물치료 등의 보존 요법만으로도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최대한 돌출 부위를 자극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더 이상의 관절 변형과 염증이 진행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중등도 이상이면서 통증이 있고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서 있거나 걸을 때 통증 탓에 발이 체중을 제대로 지지하지 못하면, 소건막류나 망치 족지, 발가락 관절 탈구, 지간신경종 등의 족부 질환이나 골반, 무릎, 허리에도 영향을 미쳐 또 다른 척추, 관절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지외반증에 적용할 수 있는 수술 방법은 돌출 부위의 뼈를 깎거나 바깥쪽, 안쪽으로 치우친 뼈에 금을 내어 절골한 후 연부 조직을 제거하여 정렬과 균형을 맞추는 교정절골술, 피부 절개 없이 3~4곳에 2mm가량의 미세한 구멍을 내어 뼈에 금을 낸 뒤 발가락을 밀어 넣고 핀으로 고정하는 교정술 등 다양하다.
개인의 발가락 변형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비교적 간단한 수술 방식으로 교정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많다. 또한, 수술 후 통증과 무통 주사 부작용에 두려움이 있다면 좌골 신경 차단술을 시행하여 통증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단, 수술 시 변형된 각도에 비해 교정력이 불충분한 수술 방식은 재발의 원인이 되므로 환자의 발가락 변형 상태와 증상 유형에 가장 적합한 수술법으로 섬세하게 적용할 수 있는 숙련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안종호 강남유나이티드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