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복지신문 이소민 기자] 교육부가 만 5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제 개편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논란이 계속 거세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2일부터 용산 대통령실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열어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하향하는 학제개편안 철회를 주장했다.
대통령실 앞 첫 번째 1인 시위자로 나온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초등학교 만5세 입학 정책은 유아가 마음껏 뛰어놀 권리를 국가가 빼앗은 정책”이라며 “그 피해는 유아와 학부모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전국민적 반발 여론을 수용해 이를 즉각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교조는 논평을 통해 “만 5세 초등학교 조기 취학은 아동발달에 대한 무지의 결과”라고 비판하며 철회 투쟁에 돌입할 것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교사의 대다수는 이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학부모와 교육단체들은 ‘만 5세 초등학교 취학 학제 개편안’의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기도 했다.
1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전국 교원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 89.1%가 ‘매우 반대한다’, 5.6%가 ‘반대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 비율을 합하면 94.7%에 달하는 것이다.
특히 이들 중 ‘만 5세 아이가 있다면 입학시킬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91.1%가 ‘없다’고도 대답했다. 해당 설문조사에는 유치원 교원이 응답자의 41.5%, 초등 교원이 37.5%를 차지했다.
이들이 교육부의 학제 개편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82.2%가 ‘아동의 정서 등 발달단계와 교육과정 난이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초등학교 적정 입학 연령에 대해서는 현행과 같은 ‘만 6세’를 꼽은 응답이 85.2%, ‘만 7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도 9.0%나 나왔다. ‘만 5세’가 적정하다는 응답은 4.6%에 불과했다.
교원뿐만 아니라 교육단체와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지난 1일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43개 교육단체와 시민단체가 연합해 만든 ‘만 5세 초등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는 서울 용산구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650여명의 연합원들이 참가해 “유아들의 삶과 성장을 단지 ‘산업인력 양성’이라는 경제적 논리에 종속시키는 반교육적 정책을 폐기하라”며 “20년 뒤 있을 산업인력 공급 체계를 위해 만 5살 유아를 초등학교 책상에 앉혀 공부시킨다는 것은 교육적 결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국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은 졸속 학제 개편이라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교육부는 취학 연령을 낮추는 이유로 ‘공교육 편입을 앞당겨 학습 격차 해소’를 내세웠으나 오히려 학부모들은 사교육의 시기가 더 당겨져 확대되고 사교육에 따른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란 입장이다. 또한 초등학교 방과 후에 자녀들을 누가 돌볼 것이냐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이 더해지는 대목으로 여겨진다.
임미령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는 “만 5세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낮추는 것은 대통령 공약에도 없었고 인수위의 논의도 없었고 교육계 내부의 논의나 요구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학제개편안에 대한 교육계와 학부모의 반발이 계속되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국민 설문조사 등으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총리는 1일 “국가교육위원회 공론화 과정 등을 통해 올해 연말에 시안이 마련될 텐데 열린 자세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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