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복지신문 신혜정 기자] 부부간의 정조를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불륜 행위를 매우 엄격히 처벌해왔다.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되기 전까지는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간통을 하다 적발되면 형사처벌, 그것도 징역형에 처했을 정도다.

간통죄가 폐지된 후에도 배우자에게 이혼소송을 통해 불륜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으며 함께 불륜을 저지른 상간녀에게도 별도의 상간녀소송을 제기하여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어, 불륜에 대한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

이 중 상간녀소송은 이혼을 하지 않아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배우자의 불륜을 용서하고 가정을 지키고자 할 때 매우 유용하다.

다만 상간녀소송은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청구에 비해 다뤄야 하는 쟁점이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상당히 주의 깊게 접근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서로의 과실이 상계돼 위자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도리어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하는 최악의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상간녀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실제로 불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와 불륜 행위를 하게 된 배경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불륜은 민법에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를 의미하는데, 이는 기혼자로서 지켜야 하는 정조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행위를 뜻한다.

다시 말해, 반드시 배우자가 상간녀와 성관계를 할 것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연인 간에 할 법한 스킨십이나 애칭 부르기, 데이트, 여행, 고가의 선물 등의 행위가 전부 불륜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를 충분히 수집해야 한다.

인정되는 불륜 행위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증거도 매우 다양한 편이나,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배우자나 상간녀의 개인 정보를 침해하거나 위법 행위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재판에서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며 나아가 위법 행위에 대한 처벌까지 받게 되므로 합법적인 증거 수집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상간녀가 배우자의 기혼 여부를 알고 있었다는 점도 함께 입증해야 한다. 위자료를 청구할 때에는 상대방의 고의나 과실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만일 배우자가 본인이 미혼인 상태인 것처럼 속여 상간녀가 이를 믿고 연인 관계를 이어 왔다면 상간녀 역시 배우자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것이기 때문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따라서 상간녀가 처음부터 배우자의 기혼 사실을 알면서도 부적절한 관계를 시작했다거나 아니면 도중에 혼인 여부를 알게 된 후에도 그 관계를 이어갔다는 점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시앗을 보면 돌부처도 돌아앉는다’는 말이 있다. 배우자가 다른 이성과 불건전한 만남을 갖는 행위는 그만큼 격렬한 분노를 유발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서는 아무것도 뜻대로 처리할 수 없다. 화가 나면 날수록 더욱 냉정하게 상간녀소송 등을 준비하여 만족할 수 있을 만한 결과를 얻는 편이 더욱 현명할 것이다.

도움말 : 대구 석률법률사무소 김윤호 이혼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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