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대전지역 소비가 전국에서 가장 크게 줄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라는 악재와 함께 고물가·고금리 여파가 상대적으로 튼튼하지 못한 경제구조를 지닌 대전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대전지역 소매판매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다. 전국 16개 시도(세종 제외) 가운데 가장 큰 낙폭으로 전국 평균(-1.8%)를 훌쩍 뛰어넘는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전제품 등을 취급하는 전문소매점과 식품류 편의점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소매판매가 주로 감소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당시 급증했던 가전제품, 식자재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전의 경우 지난해 9월 발생한 현대아울렛 대전점의 화재 사고 이후 아울렛 영업이 중단된 점도 영향을 미쳤고 고공행진 중인 물가와 금리에 지역민들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맨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대전지역 소매판매는 전문소매점(-21.3%)과 슈퍼·잡화·편의점(-1.6%) 등에서 크게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으로 승용차·연료소매점의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또 ‘보복 소비 심리’로 인해 지난해 1·2분기에 전년 대비 각각 54.3%, 61.1% 소매판매가 증가했던 백화점도 3분기 29.5%, 4분기 4.7% 등 증가폭이 둔화됐다는 점과 물가 방어 최전선에 위치한 대형마트의 소매판매가 1분기 -10%, 2분기 -9%, 3분기 -5.8%, 4분기 -1.7% 등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고물가·고금리의 여파가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반면 충남지역 소매판매는 지난해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 2.5% 뒷걸음질쳤던 충남지역 소매판매는 2분기(-1.7%)와 3분기(-0.2%) 감소폭을 줄였고 4분기(0.8%) 반등에 성공했다. 승용차·연료소매점(6.1%)과 대형마트(1.9%)에서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서비스업 생산의 경우 대전과 충남 모두 지난해 4분기 증가했다. 다만 대전은 전분기 대비 증가세가 줄어든 반면 충남은 증가폭을 키웠다. 대전에선 금융·보험(14.1%), 보건·사회복지(4.4%), 운수·창고(7.4%), 숙박·음식점(7.7%) 등이 전년 동기 대비 생산이 늘었고 충남에선 숙박·음식점(28.2%), 금융·보험(11.9%), 보건·사회복지(5.0%), 협회·수리·개인(11.5%) 등에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