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을 보고, 분명 뒤처리했는데 속옷에 변이 묻어있기 일쑤인 질환, 바로 변실금이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 장수가 축복이 되려면 건강하고, 아픈 데 없이 오래 살아야 한다. 그런데 고령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노인성 변실금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소변이 찔끔 새어 나오는 요실금처럼 대변이나 가스가 조절되지 않고, 새어 나오는 증상을 변실금이라고 한다.
변실금은 수동성과 절박성으로 구분한다. 먼저, 수동성 변실금은 자신도 모르게 변을 실수해 가스나 설사가 속옷에 묻어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절박성 변실금은 경우 배변 신호가 오면 배변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을 가는 도중에 변을 보거나 참으려고 해도 변이 나오는 경우다.
우리나라 변실금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1년 4천 984명이던 변실금 환자는 2019년 1만 2천 841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전체 변실금 환자 가운데 70% 이상이 60세 이상으로, 노화와 연관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대한대장항문학회 설문조사에 결과 변실금 환자의 약 70%는 여성이라는 점이다.
여성의 경우 자연분만 시 항문조임근 또는 골반 바닥 근육이 손상되거나 회음부 절제로 탄력이 떨어진 경우 나이가 들면서 변실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치핵, 치열 등과 같은 항문 수술 후 항문조임근이 손상되거나 당뇨, 치매 등으로 인한 운동 기능 소실, 잘못된 배변 습관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변실금을 방치하면 항문 주변에 대변이 남아 항문 소양증, 피부 감염, 방광염 등 이차 항문 질환을 유발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대인기피와 우울증 등으로 삶의 질을 저하하는 원인이 되는 만큼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변실금의 경우 대변 조절은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대변 조절이 어려워진다. 웃거나 기침할 때, 자리에 앉거나 일어날 때 대변이 새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의지와 상관없이 속옷에 변이 항상 묻어 나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검사받아보는 것이 좋다.
변실금은 조기에 발병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변실금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설사를 유발하는 우유, 술, 매운 음식, 카페인 섭취를 자제하고,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여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요실금 예방에 효과 있다고 알려진 ‘케겔 운동’은 변실금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케겔 운동이란, 소변을 참을 때처럼 항문조임근을 조였다 풀기를 반복하는 운동법으로, 매일 50~100번씩 반복하면 근육을 강화하여 변실금을 예방할 수 있다.
만약 생활 습관 개선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원인 질환을 치료하고, 대변 횟수를 줄이거나 대변 경도를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와 전기로 항문 근육을 자극해 직장 감각 능력을 회복하고 항문 괄약근을 수축시켜 근육을 강화하는 치료 등을 병행할 수 있다. 매일 배변 일지를 기록하는 것도 개선에 도움이 된다.
변실금 환자들은 부끄럽다거나 구체적으로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있다. 조기라면 충분히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도움말 : 박영엽 혜당한방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