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교통복지신문 김현 기자] 논란의 드라마 ‘설강화’의 유현미 작가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후배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1일 드라마 ‘설강화’의 시청 소감 게시판에는 ‘유현미 작가님 보시죠’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경희대 국문학과 97학번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그 나이에 치매는 아니실 거고 작가님, 나이 헛먹었느냐”라며 유현미 작가를 글의 시작부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글쓴이는 “등장인물 소개부터 뿜었다. 대쪽 같은 안기부 요원이라니 설마 ‘개쪽팔린’ 안기부 요원을 오타 낸 건 아니냐? 아, 이래서 ‘블랙 코미디’라는 건가?”라며 비아냥거렸다.
그는 “잘 아시겠지만 1987년이면, 6.10 항쟁까지 가기 전에 당시 10살이던 저까지도 알고 있는, 그 유명한 ‘수지 킴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던 때”라고 말하면서 “물론 당시에는 ‘간첩사건’으로 알려져 있었고, 김대중 대통령 당선 후인 2000년이 되어서야 사실은 그 사건이 장세동과, 이 드라마 속 안기부요원 ‘장승조’가 소속되었던 안기부 해외공작 부문이 만들어낸 ‘간첩 조작 사건’인 것이 알려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 당시, 시골의 산골마을 살던 우리 꼬마들조차 청바지에 청잠바 입고, 짧은 머리를 한 ‘백골단’은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다들 알고 있었을 정도다. 그만큼 군사정권 위세가 시퍼렇던 시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말 그대로 ‘없는 간첩도 만들어내던’ 안기부 대북공작 전담의 해외부서 소속으로, 대쪽같은 성품의 안기부 요원이 있었다? 그런 사람은 그 당시의 안기부가 절대 가만 놔두지 않는다. 자기들 말 안 들으면 쥐도 새도 모르게 가서 파묻어 버리지 그냥 놔두지 않는다. 그게 그 당시의 안기부”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리고, 더 웃긴 건 드라마 속 기숙사 사감”이라며 “당시 법원이나 검찰조차도 우습게 알던 안기부 요원들이 기숙사 사감 한마디에 못 들어가고 돌아가고, 또 여대 기숙사니까 여자 수사관 투입해서 수사를 한다”라는 부분에 대해서 “블랙코미디”라고 비웃었다.
글쓴이는 계속해서 강도 높게 비판을 이어가며 “그 당시 수사관들은 데모하다 잡힌 여대생들에 대한 성고문과 강간을 ‘당연하게 저질렀고’,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죽어나가는 남녀 대학생들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으로 부천 경찰서 성고문 사건이 있었던 것이, 설강화 배경 속 1년 전인 1986년의 일이다. 당시 성고문 피해자가 현 더불어 민주당 국회의원인, 권인숙 씨”라고 예를 들기도 했다.
또한 “조선시대로 치면 포졸에 해당하는 권력의 끄트머리에 있는 일개 경찰들조차도, 그렇게 안하무인이 되어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던 시절”이라며 “그런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안기부 요원들이 여대생 기숙사 사감의 호통 한마디에 물러난다? 판타지 소설인가?”라며 비꼬았다.
이어 “실제였으면 그 사감은 그 자리에서 총알받이가 되고, 기분 잡친 안기부 요원들에게 기숙사에 있던 여학생들은 재수 없으면 전원 노리개가 된다”라며 “그 시대는 그런 시대였다 아시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유현미 작가를 향해 잘 들으라고 외치며 “그 당시의 대학생들은, 글자 그대로 ‘인텔리’였다. 나라를 이끌어갈 동량. 그래서 불의와 맞서 싸웠고,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려고 자기 공부를 포기하며 앞에 나가서 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그들 중에는 안타깝게 목숨을 잃어버린 사람들뿐만 아니라 후에 변절한 사람들도 많고, 또 먹고 살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정권에 부역한 사람들도 많다”라며 “하지만 말 최소한 그 사람들은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싸워본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비록 그 당시 민주화 운동에 참가했던 우리 윗세대분들 고생에 비하기엔 한참 격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1997년에 대학 입학해서 최루탄 냄새도 맡아보고, 잡혀가면 큰일 나는 선배들과 여학우들 보호하려고 그나마 잡혀가도 훈방조치 정도로 끝인 우리 신입생들이 나서서, 전경들 앞에서 서로서로 어깨 걸고 스크럼도 짜보고, 닭장차도 타 보고 경찰관들에게 훈계 아닌 훈계까지 들어가며 유치장 신세를 져 본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작가님 당신 정말 같잖아 보인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안치환 씨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는 당신이 대충 휘갈긴 극본으로 만든 드라마에서 멋대로 쓸 수 있는 노래가 아니다”라며 “당신이 멋대로 갖다 붙인 당신네 모교 이화여대 이름 앞에 붙인 ‘해방이화’, 그리고 제 모교의 구호인 ‘자주경희’ 같은 말들 역시 남을 위해 나서본 적 없이, 오로지 자기만을 위해 동료들 거리로 나갈 때 공부만 팠던 당신이 멋대로 쓸 수 있는 말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그 시절의 동료들에 대해 죄스러운 마음으로, 성심성의를 다해서 쓰는 작품도 아닌, 재미를 위해, 시청률을 위해, 혹은 당신의 뒤틀린 목적을 위해 써갈기는 대본 속에 ‘소재’로, 함부로 쓸 수 있는 말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글쓴이는 “당신은 그 시대와 상관없는 사람 아니냐?”라며 “본인의 인생이 창피하다면 지금이라도 타인을 위해서 살면 되는 것이지, 본인과는 다른 삶을 살았던 이들을 폄훼하는 드라마 극본으로 과거의 역사를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은 글쟁이로써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혀는 굽혀지는 물건이지만, 펜은 굽혀지는 물건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물으며 “펜을 굽힐 바에는 꺾어야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드라마 ‘설강화’는 안기부나 간첩을 미화하고 민주화 운동을 폄하했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광고나 협찬 업계로부터 줄줄이 관계 단절을 당하고 있다. 또한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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