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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중 폭발한 제주도청 급속충전기, 그 사고원인은?

제조사와 부품공급업체, 완성차 업체 입장 모두 달라...

지난 28일 발생한 제주도청 내 급속충전기 폭발사고 원인에 대해 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관련 기사 : 충전중 '펑', "제주에서 첫 충전기 사고 발생 http://www.jejutwn.com/news/article.html?no=9933)


사건은 28일 오후 4시경 볼트EV 차량과 연결되어 있던 급속충전기에서 발생했다.


충전기와 차량을 연결하는 커넥터 부위에서 '펑' 소리가 나며 작은 폭발이 일어났고, 플라스틱 재질로 이루어진 커넥터가 파손된 것이다.


▲ 충전중 폭발한 제주도청 급속충전기 커넥터


이에 제주 지역 내 전기차충전기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제주에너지공사를 비롯해 충전기제조사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아 사고현장을 수습했으며, 이어 30일에는 해당 커넥터 부품을 납품한 업체의 관계자가 제주를 찾아 사고 원인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다.


지난 7월 대구에서 발생한 전기차충전기 폭발사고와 여러 면에서 흡사한 이번 사고를 놓고 그 원인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 폭발사고가 발생한 충전기에 고장을 알리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다


궁금증 하나, 대구와 제주에서 폭발한 커넥터는 동일회사 제품이다?

가장 먼저 지적된 부분은 대구와 제주에서 폭발한 충전기에 동일한 회사의 커넥터가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확인 결과 이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해당 커넥터는 유럽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A사가 수입해 공급하고 있으며 D사의 급속충전기에 기본으로 장착되는가 하면 그 외 여러 회사의 충전기에 교환용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두 충전기 모두 DC콤보 방식 커넥터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으며, 심지어 폭발한 형태까지 매우 흡사하다는 점이다.


이처럼 동일 회사의 동일 방식 커넥터가 폭발한 것이 과연 우연인지는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한 문제다.


▲ 지난 7월 대구에서 폭발한 충전기 커넥터(좌)와 이번에 제주에서 폭발한 커넥터(우)


궁금증 둘, 폭발의 원인은 부품 불량인가, 관리와 사용상의 부주의인가?

대구와 제주에서 문제가 된 충전기들 모두 동일한 회사, 동일한 방식의 커넥터를 사용했음은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폭발의 원인은 무엇일까?


정확한 사고원인 분석에는 앞으로 1~2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충전기 관련 사고의 경우 전기차 제조사와 충전기 제조사, 그리고 각 부품의 제조사들 간의 협력을 통해 원인분석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분석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까지의 정황을 바탕으로 한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볼만 하다.


먼저 해당 커넥터를 수입 공급하고 있는 A사의 관계자는 "파손된 커넥터 외부 케이스가 심하게 노후화되고 훼손되어 있음을 감안하면 부주의한 사용과 관리소홀이 사고의 원인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즉, 충전 후 커넥터를 제자리에 놓지 않고 바닥에 던져놓는 등의 잘못된 행위로 커넥터 외부에 균열이 생겼고, 여기에 빗물 등이 유입되며 폭발이 발생했다는 것이 A사의 주장이다.


이에 A사에서는 지난 7월 대구 충전기 폭발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근거로 들었다.


대구환경공단과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외부 공개는 불가능한 해당 보고서에는 충전기 폭발의 원인이 사용자의 부주의와 관리소홀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와 상반되는 의견도 존재한다.


익명을 요구한 충전기제조사의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유럽에서도 민감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대구와 제주에서 발생한 사고의 원인이 일정 부분 해당 제품에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 대구 충전기 폭발 사고로 고장난 아이오닉EV가 견인되고 있다 (출처 : 인터넷 전기차커뮤니티)


궁금증 셋, 차단기는 왜 작동하지 않았나?
이처럼 사고 원인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관계자들 모두 궁금증을 갖고 있는 부분이 있다.


사고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충전기에 이상이 있을 경우 가장 먼저 반응했어야 할 차단기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충전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충전기 본체에 과열이나 빗물유입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가장 먼저 차단기가 작동해 전력공급이 끊어져야 한다.


그런데 대구와 제주 사고 모두 차단기가 작동하지 않았고, 결국 차량과 충전기의 연결부위인 커넥터가 폭발하고 말았다.


차단기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설마 차단기 부품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관리강화와 사용자 인식개선이 절실
이번 충전기 폭발사고에 대한 원인분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고 재발을 막는 것이다.


사실 전기차충전기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계속되어 왔다.


주무부처인 환경부에서 충전기 보급대수를 늘리는 데만 급급한 나머지 비가림막 등의 안전시설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고, 이는 제주처럼 대부분의 충전기가 실외에 설치된 지역에서 충전기 노후화와 파손, 빗물유입 등의 문제로 이어졌다.



▲ 비가림막도 없이 설치된 급속충전기들


설치뿐만 아니라 관리와 유지보수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대당 수천만 원의 혈세를 투입해 급속충전기를 설치해놓고 정작 충전기 상태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과 관리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다.


현재 환경부와 민간업체에서 설치한 대부분의 충전기들은 정기적인 점검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사용자들이 고장신고를 해야만 수리 인력을 파견하는 극히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 비바람에 노출되어 노후화되고 파손된 충전기 커넥터


대구와 제주에서 발생한 유형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전기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건만 환경부에서는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충전소 지킴이’를 모집해 운영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별도의 예산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자 제주도에서는 제주에너지공사에 충전기 유지보수 업무를 위임, 자체적인 충전기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지만 그 대상이 제주도가 관리하는 일부 충전기에 국한되어 있어 아쉬움을 사고 있다.


이에 제주 지역에 설치된 모든 개방형 충전기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사용자들의 의식개선도 절실하다.


소수의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이루고 그 안에서 충전기 사용에티켓 등을 공유하던 예전과 달리 본격적인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시작되며 충전기를 함부로 다루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 바닥에 던져진 채 방치된 충전기 커넥터


충전 후 커넥터를 보관함에 넣지 않고 바닥에 버려두거나, 심지어 다른 차량과 연결된 충전기를 뽑아 자신의 차량을 충전하는 몰상식한 행위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관광객들까지 더해지며 제주에 설치된 충전기들의 컨디션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기존 제주도의 전기차 정책이 소수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집중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홍보 범위를 넓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민과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전기차를 즐길 수 있도록 민선 7기 미래전략국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제주 전기차 담당자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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