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복지신문 김현석 기자] “독산 상춘정! 너는 왜 홀로 물길에 우뚝 서서 지나는 나그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지!”
충북 옥천군 청성면과 청산면 경계(지방도 505호선, 옥천군 청성면 산계리 산20-7)를 지나치다 보면 물 위로 솟아 있는 독산과 그 위에 자리를 튼 상춘정(常春亭)이 독특한 분위기로 이목을 끈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곳에 당연히 있던 것처럼 느껴지는 이 둘은 금강 지류인 보청천의 명물이다. 독산에는 예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재미있다. 그 이야기에 따르면 독산은 원래 속리산에 있었는데 어느 해 장마로 여기까지 떠 내려왔다. 그러자 속리산 주지스님이 중을 보내 이 산이 자기들 것이라며 해마다 세금을 걷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 부임한 현감이 “저 독산은 우리가 가져온 것이 아니고 제멋대로 온 것이니 도로 가져가시오”라고 하여 그 후로는 이 마을 주민들이 세금을 물지 않았다고 한다.
상춘정은‘주변 풍경이 늘 봄과 같다’하여 그리 이름이 붙여졌다. 1970년대 박춘식 청성면장이 주도해 건립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정자는 문화재도 향토유적도 아니지만 독산과 어울리며 지나는 나그네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게 한다. 이 명물을 떠받치고 있는 보청천은 보은 속리산 자락에서 시작해 옥천의 동쪽 마을 청산면으로 흘러들고 이웃한 청성면을 거친 후 금강 본류와 합류한다. 하천 이름은 보은과 청산의 첫 글자를 따서 지었다.
청성・청산 일대를 흐르는 보청천은 7개의 보(洑, 하천 유량 조절을 위한 저수시설)로도 유명하다. 독산 바로 아래 있는 산성보가 그중 하나이다. 이 일대는 새벽녘 환상적인 풍경으로 사진작가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독산이 동쪽을 등지고 있어 맑은 날 해가 뜰 때면 물 위로 산과 정자, 해가 물에 비치며 반영을 이루어 장관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겨울철 밤에는 남동 방향으로 은하수 촬영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이곳은 별천지를 볼 수 있는 명당이기도 하다.
이 명당을 지나면 물길을 거스르며 멋진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양 옆으로 드넓은 뜰이 펼쳐지고 정돈된 가로수 벚나무가 차창 밖으로 줄지어 인사를 한다. 그래서 매년 4월 초에는 흩날리는 벚꽃 잎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코스에는 300m폭의 하천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장사래보를 시작으로 용잉이보, 범딩이보, 예실보가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 외 하류 쪽 새들보는 사라지고 없으며 맨 아래에 떨어져 있는 안임이보는 그 흔적만 약간 남아있다.
독산 상춘정에서 보청천을 거스르며 즐기는 낭만 여행! 맨 위쪽의 예실보를 마음에 담고 돌아 나와 청산 시내에 있는 생선국수 전문점에서 국수와 도리뱅뱅이를 맛보고 마을 뒷산 덕의봉(491m)에 오르면 광활한 청산 들판을 가로지르는 보청천 물길을 조망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때론 좁은 계곡처럼 때론 넓은 벌판처럼 색다른 모습을 보이는 보청천은 물길을 찾아 떠나는 낭만객에게 최고의 여행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