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복지신문 이주원 기자]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것은 가슴 벅찬 일이다.”
남자 U-23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이 부임 소감을 밝혔다. 황선홍 감독은 16일 오전 온라인 기자회견을 갖고 감독 부임 소감과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이야기했다. KFA는 15일 2022 AFC U-23 아시안컵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할 남자 U-23 대표팀 사령탑에 황선홍 감독을 선임한 바 있다.
황선홍 감독은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것은 가슴 벅찬 일이고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황선홍 감독은 프로팀 감독으로서 K리그와 FA컵 우승을 두 차례씩 차지할 만큼 정상에 있던 지도자다. 연령별 대표팀 감독이 된 것에 대해 그는 “모든 선수들이 국가대표를 꿈꾸듯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A대표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연령별 대표팀도 그렇다. 태극마크를 다는 것의 의미는 똑같다”며 수락 배경을 밝혔다.
김판곤 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앞서 감독 선임 과정을 브리핑하며 황선홍 감독의 강력한 의지와 확실한 비전을 높이 샀다고 전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김학범 전 감독의 축구에서 받았던 좋은 인상을 잘 살리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더 좋은 팀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전달 받았다”며 “황선홍 감독은 포항스틸러스 감독 시절 경험으로 비춰보아 젊은 선수 육성에 대한 준비가 잘 돼있는 감독이다. 선수들과 잘 소통하며 합리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며 신뢰를 보였다.
-모두 발언
오랜만에 이 자리에 앉으니 감회가 새롭다. 중책을 맡겨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것은 가슴 벅찬 일이고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책임감이 따르는 것 같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처음 지도자를 시작하면서 인터뷰했던 것이 기억난다. 대표팀 감독 되는 것이 꿈이라고 이야기했었다. 여기까지 오는데 20년이 걸렸다. 그동안 여러 가지 경험을 했고 성공도 있었고 실패도 있었다. 그 경험들이 이 직책을 수행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해나가겠다.
-코치진 구성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갑작스러운 선임이라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클럽과 대표팀은 차이가 많고 접근 방법 또한 다르다. 특화된 경험이 필요한 자리기 때문에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다.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해서 팀을 꾸리겠다.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 알다시피 감독이 혼자의 힘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가 아니다. 이 팀에 최적화되고 도움이 많이 될 수 있는 인물을 모셔서 함께 임할 것이다.
-프로팀 감독으로 정상에 올랐었기 때문에 커리어로서 보면 퇴보가 아닌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지도자들의 꿈은 A대표팀이겠지만 그 자리에 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절차와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 자리를 통해서 그 검증을 제대로 받고 싶고 도전해보고 싶다. 커리어 면에서는 개의치 않는다. 즐거운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다.
-어떤 방향성을 갖고 선수단을 구성할 것인가?
개인 운동이 아닌 단체 운동이기 때문에 팀으로서 하나의 목표를 갖고 모든 구성원들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모토가 될 것이다. 또한 젊은 연령대기 때문에 얼마나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발굴해서 A대표팀에 공급하는가도 중요하다. 성적뿐 아니라 육성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 점을 토대로 팀을 꾸려나갈 생각이다.
-감독직을 수락한 결정적인 이유는?
태극마크는 선수와 지도자 모두 마찬가지로 똑같이 의미 있다. 모든 선수들이 국가대표를 꿈꾸듯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A대표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연령별 대표팀도 그렇다. A대표팀이 궁극적인 목표지만 태극마크를 다는 것의 의미는 똑같다.
-과거 U-23 대표팀과 A대표팀 간의 선수 차출 조율 문제가 종종 있었는데?
소통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욕심을 내기보다는 소통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일련의 시스템과 일정에 대해 미리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놓으면 그런 문제가 덜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는 A대표팀이 우선이라는 데 동의한다. 상황에 따라 소통을 통해서 도움을 받을 생각이다.
-어떤 축구 스타일을 구상하고 있는가?
지도자를 처음 시작할 때 한국축구가 어떻게 하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다. 우리나라에 맞는 적극적이고 스피디한 모습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 방법론의 차이인데 코칭스태프, TSG 등과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최근 감독직 수행 중 몇 차례 쓰디쓴 경험을 하기도 했는데, 그 경험이 어떤 자산이 됐는가?
실패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하다. 그에 따라서 미래는 달라진다. 과거보다 미래가 중요하다. 실패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발전된 모습 보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어려움이 또 있을 수 있지만 같은 실패를 두 번 다시 겪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
-면접 당시 소통 부족의 문제를 약점으로 인정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많은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어린 선수들과 교감해야하기 때문에 많은 소통을 통해서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년 가까이 현장을 떠나 있었는데, 해당 연령대 선수를 얼마나 지켜봤는가?
통영과 태백에서 있었던 대회(대학축구연맹전)를 봤다. 해당 연령대 선수들을 전부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학원 축구와 대학 축구가 어떤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지 보고 싶었다. 나름대로 소득이 이었다고 생각한다.
-플레이 스타일 면에서 김학범호와의 연속성을 가져갈 생각인가?
(김학범호가) 제주 전지훈련을 할 때 경기를 봤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강한 전방 압박이나 공격적인 움직임, 공을 뺏긴 후 전환이나 속도감이 좋았다. 올림픽에서 다소 아쉬웠던 수비 조직력 부분을 보완한다면 훨씬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계승할 부분은 계승하고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겠다.
-스타 플레이어를 관리하는 방법은?
상투적인 이야기지만 개인의 성향은 존중한다. 감독이 퍼즐을 맞춰서 쓰면 된다. 다만 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으면 함께하기 어렵다. 그것이 내 소신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잘 지킨다면 좋은 팀과 좋은 일원이 될 수 있다.
-해당 연령대에 눈여겨본 선수가 있는가?
개인의 이름을 거론하기는 어렵다. 모두 알다시피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과 K리그1에서 뛰는 선수들 중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만ㅇ히 있다. 차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해당 연령대에 가능성이 있고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국제대회 경험 부족이 약점일 수 있는데?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코칭스태프 구성도 중요하고 TSG나 스포츠사이언스소위원회의 도움 또한 받아야 한다. 여러 가지를 취합해서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혼자 독단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 의견과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겠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나갈 주력 연령대가 다른데, 별도로 준비할 생각인가?
사실 감독 입장에서는 미래를 보고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 많다. 하지만 여론도 있고 협회가 원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우선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겠다. 그 이후는 그 다음에 생각해야한다. 물론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도 2001년생 선수들에 대해서 같은 방향성을 갖고 같이 준비할 생각이 있다. 일단은 내년 9월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초점 맞출 것이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에 출연해 아마추어 축구를 지도했는데, 그 경험이 어떤 도움이 됐는가?
아마추어 축구를 지도하시는 분들의 어려움들을 잘 알 것 같았다. 좋은 경험이었다. 어린 선수들이 그 모습을 봤다면 좀 더 편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어린 선수들과도 ‘개벤져스’와 했던 것처럼 재미있고 유쾌하게 훈련하겠다.
-아시안게임 이후 중간 평가를 거쳐 계약 지속 여부가 결정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계약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프로팀이든 대표팀이든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하고 책임도 막중하기 때문에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계약 방식에 대해) 충분히 공감했다. 그리고 자신 있다. 하나된 목표로 간다면 아시안게임을 넘어 올림픽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의 목표는?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이 목표다. 우리가 면밀히 준비한다면 금메달이 당연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어려운 고비를 잘 넘겨야한다. 올림픽 목표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을 잘 치르고 생각하겠다.
-절대 쓰지 않을 선수는 어떤 스타일?
안 쓴다는 개념보다는 선수를 한 팀으로 속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같은 생각을 많은 퍼센티지의 선수들이 갖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소수의 선수들도 따라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나와 코칭스태프들이 노력해야할 것이다.
-마무리 발언
코로나19로 모든 국민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는 팀을 만들 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모든 것을 걸고 매진하겠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