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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빗물에 젖은 전기차 충전기, 정말 사용해도 괜찮은가요?

사용법 모르는 전기 렌트카는 더 위험

전기차 보급 초기 설치된 충전기들이 노후화되고, 최근 설치된 충전기들이 보조금 감소를 이유로 비가림막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우천시 전기차 충전기 사용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기사(http://www.jejutwn.com/news/article.html?no=8444)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충전기 제조사 및 전기차 제조사에서는 우천 시 전기차 충전에 대해 '생활방수 테스트를 거쳤기에 안전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그 전제조건으로 매뉴얼에 따라 전기차를 사용해야 하며, 충전기와 차량이 연결되는 커넥터 부위에는 절대 빗물이 들어가면 안되다는 점을 꼽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전기차 사용자들은 이 방침을 준수하고 있을까?


제주에 장대비가 쏟아지던 지난 5일, 우천시 전기차 충전기 사용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제주도내 주요 관광지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를 돌아보았다.


빗물에 흠뻑젖은 충전기, 캐노피도 소용 없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제주 4.3평화공원 내 위치한 환경부 급속충전소.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SM3 Z.E. 렌트카가 급속충전기를 사용중이었다.


▲ 제주 전역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렌트카가 4.3 평화공원 내 급속충전기를 이용중이다


급속충전기의 경우 빗물을 막기 위해 간단한 캐노피가 설치되어 있지만 차량과 케이블을 연결할 경우 어차피 빗물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해당 차량에 연결된 충전기 커넥터는 빗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충전이 끝난 후 이 차량을 렌트한 관광객은 '젖어 있는 충전기는 만지지 말아야 한다'는 매뉴얼을 어기고 충전기를 분리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 충전기 케이블과 손잡이가 빗물에 노출되어 흠뻑 젖어 있다



관광객들, 우천 시 감전위험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어

4.3 평화공원을 나와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은 절물자연휴양림 내 전기차 충전소로 향했다.


평일임에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우비와 우산으로 비를 가리며 휴양림을 찾아 청명한 숲 속 공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휴양림 정문 앞을 지나 주차장 구석에 설치된 급속충전기 앞에 잠시 기다리자 i3 렌트카가 충전기 앞에 멈춰섰다.


전기차를 처음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들은 우산을 쓴 채 충전 매뉴얼로 보이는 종이를 들고 이리 저리 헤맨 끝에 간신히 충전기를 작동시킬 수 있었다.



 


▲ 빗물에 흠뻑 젖은 충전기 손잡이를 관광객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i3가 충전을 끝내고 떠나자 이번에는 아이오닉EV 렌트카가 충전을 위해 정차했다.


우비를 입은 관광객은 충전을 위해 충전기를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충전기를 조작하던 관광객이 빗물이 절대 들어가면 안되는 충전 커넥트 부위를 비가 내리는 하늘을 향해 들어올린 것이다.


충전기 제조사와 부품 제조사, 관련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충전기 입구로 물이 들어가게 하면 감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한 번 되내어지는 순간이었다.


▲ 관광객이 충전기 커넥터 연결부위를 비가 내리는 하늘을 향해 들어올리고 있다



비가림막 시설 강화와 전기 렌트카 고객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불과 두 시간 남짓 지켜본 관광지에서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가 금지하는 다양한 행동을 모두 목격할 수 있었다.


즉, 지금 당장 전기차 충전 과정에서 감전사고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이 문제를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할까?


전기차 업계의 한 전문가는 충전기의 설치 장소와 비가림막을 먼저 꼽았다.


되도록 모든 충전기는 실내에 위치해야 하며, 부득이한 이유로 실외에 설치될 경우 충전기와 차량 연결부위를 모두 가릴 수 있는 비가림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지하주차장이 거의 없는 제주 지역의 현실상 충전기를 실내에 설치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이에 해당 전문가는 비가림막 등 관련 시설을 좀 더 강화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제주 지역 주요 지점에 설치된 급속충전 스테이션처럼 차량과 충전기를 완전히 덮는 시설을 확대하는 것이다.



▲ 종합경기장과 중문 등 주요 거점에 설치된 급속충전 스테이션. 우천시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제주 지역 렌트카 업체들의 부실한 고객 대응도 지적되었다.


등록된 렌트카 중 전기차의 비율이 10%를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렌트카 업체들이 고객에게 아무런 교육도 실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취재 과정에서 전기차를 렌트해본 결과 전기차의 사용법과 주의사항 등에 대해 어떠한 교육도 받을 수 없었으며, 궁금한 점이 발생할 경우 제주도가 운영중인 EV콜센터로 문의하라는 안내가 전부였다.


이에 대해 전기차 전문 렌트기업 '이카'의 이종배 대표는 "일반 차량과 전혀 다른 구조와 사용법을 갖고 있는 전기차의 경우 렌트카 회사에서 반드시 고객에게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전제하며, "기본적인 사용법 외 충전기 사용시 주의사항, 충전 에티켓, 응급상황 시 대처요령 등에 대한 교육이 전무해 관광객들이 곤란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렌트카 회사에서 준 한장짜리 매뉴얼로는 도저히 충전방법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며 충전기 사용에 대한 도움을 청했다.


이에 충전기 사용방법 외 우천 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묻자 "렌트를 하며 걱정스러운 마음에 물어봤는데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물론 전기차와 충전기에 대한 안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검증된 바 있다.


모든 충전기 제조사는 생활방수 등의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또한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된 2012년 이후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보고된 전기차 충전중 감전사고는 단 한 건에 불과하다.


  관련 기사 : http://www.jejutwn.com/news/article.html?no=8361


하지만 충전기 안전에 대한 테스트는 모두 출고 당시 신품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초기 설치된 충전기와 관련 시설이 갈수록 노후화됨에 따라 매뉴얼을 지킨다고 반드시 안전하다는 전제는 이제 성립되지 않는다.


▲ 오래 사용해 피복이 벗겨진 충전기 케이블



전기차 사용에 익숙치 않은 관광객들의 사용미숙도 문제다.


앞서 살펴보았듯 충전기 제조사 등에서 지적하고 있는 '충전기 커넥터에는 절대 물이 들어가면 안된다'는 간단한 주의사항조차 지켜지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부주의로 충전기 커넥터에 빗물이 침투하고 이 상태로 여러 사람이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언제 안전사고가 발생할 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안전에 대한 당부와 주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사용자 안전을 위해 렌트카 회사와 충전기 사업자들의 의식개선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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