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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연재]② 늘어가는 전기렌트카,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 이영섭 gian55@naver.com
  • 등록 2017.12.15 08:04:09

차가운 동장군이 제주를 찾은 어느 평일 오전, 도내 한 렌트카 업체를 통해 예약한 전기차를 수령해야 하는 날이다.


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전기렌트카를 사전 예약하는 과정에서 "전기차에 대한 상식, 혹은 경험이 있는지" 등에 대한 어떤 질문이나 확인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저 인터넷을 통해 전기차를 선택하고 예약을 완료하자 전화를 통해 예약확인 후 결제 절차 등에 대한 안내가 이루어졌을뿐이다.


전국적으로 볼 때 전기차의 보급률은 1%에도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으로, 사실상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전기차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일 확률이 높다.


때문에 렌트 과정에서 전기차에 대한 경험이나 상식을 묻지 않는 것은 그만큼 차량 배차 과정에서 꼼꼼한 안내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 렌트카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중인 관광객들 무리에 합류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


차량 수령일 당일, 관광객과 동일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급행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 렌트카 업체에서 보내준 SMS 안내문을 따라 렌트카하우스로 이동해 셔틀버스에 탑승했다.


셔틀버스를 타고 10여분 가량 달리자 차량을 배정받을 업체 사무실에 도착했다.


내 차례가 오자 업체 직원은 계약 내용을 확인하고 전자계약서에 서명을 요구한 후 곧바로 차키를 내준다.


전기차의 경우 안내문이 제공된다는 무성의한 안내와 함께 뭔가 종이를 내민다.


그것을 집어들고 나가려하자 안내문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가서 보면 된단다.


A4 1장짜리 간단한 안내문에서조차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 눈물겹다.


▲ 전기렌트카 고객에게 제공되는 안내문. 핸드폰 카메라로 직접 찍어가야 한다


안내문을 살펴보니 더욱 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전기차와 충전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함께 수록된 내용에는 전기차와 충전, 기타 모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콜센터로 문의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도내 충전소 위치와 충전방법 등의 안내는 전기차 콜센터의 업무라 할 지라도 고객에게 제공되는 렌트차량 그 자체에 대한 문의조차 제주도가 운영하는 콜센터로 떠넘기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 관련 기사 : [인터뷰] 제주EV콜센터의 하루 http://www.jejutwn.com/news/article.html?no=6684


제공되는 안내문을 사진으로 남기고 다시 반납한 후에는 고객이 직접 차량 주차위치로 이동해 시동을 걸고 출발하면 된다.


▲ 대부분의 렌트카업체들이 시행중인 무인배차는 전기차 초보자에게 가혹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놀랍게도 이 과정에서조차 전기렌트카에 대한 어떤 배려도 없다.


전기차에 비교적 익숙한 나조차 처음 접해보는 볼트EV 차량의 조작에 애를 먹었으니, 전기차를 처음 접해본 관광객이라면 얼마나 황당한 상황일까.


차량 버튼을 하나하나 눌러 확인해보고 전기차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볼트EV에 대해 궁금한 점을 확인한 후에야 간신히 출발할 수 있었다.


<연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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