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4 (일)

  • 맑음서울 18.8℃
  • 구름많음제주 23.2℃
  • 흐림고산 21.7℃
  • 흐림성산 24.2℃
  • 구름많음서귀포 23.0℃
기상청 제공

경제


제주농가 부채·불평등 전국 최고, 상환능력 악화. 부동산 하락하면…

제주도의 농가부채는 지역적 특수성에 더해 최근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전국 평균의 2.4배이자 전국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가운데, 농가의 부채상환 능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이 침체될 경우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12제주경제브리프-제주지역 농가부채 증가요인 및 리스크 점검보고서를 발간했다.

 

백윤아 조사역은 이 보고서를 통해 최근 제주지역은 농림어업의 성장세가 부진한 가운데, 농가의 가구당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순소득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역경제의 성장기반이 훼손될 수 있으므로 농가부채 증가 원인 및 잠재 리스크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의하면, 2016년 말 현재 제주지역 농가의 가구당 부채 규모는 6400만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특히 최근 3년간 전국의 농가부채는 감소한 반면, 제주지역의 농가부채는 오히려 12.3% 증가했고, 2013년부터는 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 3.3%를 상회했다.

 

백 조사역은 제주지역의 농가부채는 시설재배 비중이 높은 도내 농업의 특수성에 부동산가격 상승 등 일반적인 가계부채 증가요인이 가세하면서 2013년 이후 큰 폭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모니터링 결과, 최근 들어 토지 등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백 조사역은 반면 제주지역 농가수지가 전국 수준을 하회하면서 농가의 부채상환 능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데다, 인구 고령화, 농업생산성 저하, 소득불평등 심화, 기후변화 등 중·장기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제주지역 농가의 경우 농업소득보다는 농업외소득의 비중이 높아 영농활동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전국 평균에 비해 미흡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제주지역의 농가의 2016년 농가소득 구성비를 보면 농업소득이 18%, 겸업소득이 12%, 사업외소득이 45%, 기타소득은 25%이다.

 

백 조사역은 또 제주지역 농가 지니계수가 전국 도 지역중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농가간 소득 불평등도는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니 계수는 소득의 불평등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고안한 지수로, 완전히 평등하다면 0, 완전히 불평등한 상태라면 1로 나타낸다. , 그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 조사역은 다만 농가 가구당 자산이 부채의 약 10배에 달하고, 제주도정의 저금리대출 확대 지원 등으로 농가의 금융비용 부담이 낮아진 점에 비추어 현 상황에서는 제주지역 농가의 부채상환 능력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백 조사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농가는 토지 등 농업용 자산이 18.8% 증가한 가운데, 주택 등 가계용 자산도 22.1% 증가했다.

 

하지만, 미래의 농업경영 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에 더해, 농가자산중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토지 등 부동산시장이 침체될 경우 농가의 순소득만으로 부채를 상환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백 조사역은 농가부채 증가가 지역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정책당국 및 농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 방안으로는 농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영농방식 개선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 노력 강화, 그리고 농가 재무상황에 대한 기초자료 수집 체계 마련 필요 등을 언급했다. 잠재 리스크에 비해 제시된 대응책은 원론 수준의 언급을 넘지 못하는 셈이다.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